“심장이 멎는 듯 가슴이 두근두근”
첫눈에 반해 23살 연상의 감독과 결혼했던 여배우
1973년 TBC 드라마 ‘세나의 집’으로 데뷔한 문숙은 영화 ‘태양 닮은 소녀’로 1974년 한국연극영화상(현 백상예술대상) 신인배우 부문 상과 영화 ‘삼포 가는 길’로 1975년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이후 그는 영화 ‘뷰티인사이드’, ‘허스토리’, 드라마 ‘기억’, ‘터널’, ‘최고의 이혼’, ‘프리스트’ 등에 출연하며 한국의 오드리 헵번이라는 별명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에게 첫 번째 상을 안겨준 영화 ‘태양 닮은 소녀’는 또 다른 이유로 그에게 소중한 작품이다. 바로 해당 영화를 통해 평생의 배우자를 만났기 때문인데.
운명적인 첫 만남
스무 살의 신인 배우였던 문숙은 영화 ‘태양 닮은 아이’ 오디션 현장에서 감독 이만희를 만났다. 이 감독에게 첫눈에 반한 문숙은 “심장이 멎는 듯 가슴이 두근두근 떨리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라고 당시 감정을 표현했다.
그들은 23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시작했고, 당시 이 감독은 슬하에 세 자녀를 둔 이혼남이었기에 나이 어린 신인 배우와 40대 이혼남의 사랑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문숙은 “전혀 불륜 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상이나 관객이 우리의 나이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애매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따가운 눈초리를 피해 이 감독과 자그마한 절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린 문숙은 결혼과 동시에 딸을 얻게 됐다.
그 딸은 이 감독이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 중 유난히 아꼈던 막내딸로,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 이혜영이다.
문숙은 이 감독과 함께 중학교에 입학하는 이혜영의 교복과 준비물을 마련하며 일상의 행복을 누렸다. 이혜영과 고작 8살 차이가 나는 문숙은 모녀와 절친 그 사이를 유지하며 지난 2015년 ‘이만희 감독 타계 40주기 추모전- 영화의 시간’ 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문숙은 “이만희 감독님과 있을 때 팔을 안 베고 자 본 적이 없다”라고 언급했고, 이름 ‘문숙’ 또한 이 감독이 지어준 예명으로 알려지며 이 감독의 애정을 듬뿍 받았던 결혼 생활을 한 것으로 유추됐다.
1년 만에 끝나 버린 행복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결혼 약 1년 만에 이 감독이 갑자기 쓰러지며 끝나고 말았다. 이 감독은 간경화로 인해 중환자실로 이송됐지만 이틀 만에 사망했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에 실의에 빠진 문숙은 그 후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었고 병명을 알 수 없는 통증에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이후 미국으로 떠나 명상과 요가에 빠져 병을 치유한 그는 자연 치유 전문가로 국내 방송에 얼굴을 비치기도 했다.
미국인과 재혼해 아들과 딸을 낳은 그는 2014년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활동 중이며, 2020년부터 유튜브 채널 ‘하루하루 문숙’으로 자연주의 삶을 공유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역시 젊을 때 미인이어야 나이 들어도 미인. 지금도 정말 이쁜 할머니.”,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첫눈에 반한 사람과 결혼한 것도 복이죠.”, “이혜영 씨 아버지가 이만희 감독이었구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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