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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러 냉전 이후 최대 규모 수감자 맞교환…WSJ 기자도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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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러 냉전 이후 최대 규모 수감자 맞교환…WSJ 기자도 석방
러시아 법원에서 간첩죄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던 에반 게르시코비치(왼쪽 두번째) 월스트리트저널 기자가 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어머니와 만나 포옹하고 있고, 이 모습을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 등 16명은 이날 서방 국가에 수감 중이던 러시아 측 인사 8명과 맞교환 방식으로 동시 석방됐다. 서방과 러시아 간 총 24명의 수감자 교환은 냉전 이후 최대 규모다./EPA연합뉴스

미국·독일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와의 협상을 통해 각각 억류 중이던 24명의 수감자를 제3국 튀르키예에서 동시에 석방하는 방식으로 맞교환했다. 이번 수감자 교환은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대치하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돼 있던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와 미국 해병대 출신 폴 휠런, 자유유럽방송(RFE) 기자 알수 쿠르마셰바 등 3명의 미국인과 1명의 영주권자, 5명의 독일인, 7명의 러시아인 등 16명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여기 포함된 러시아인 대부분은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로 올 2월 옥중 사망한 알렉세이 나발니와 함께했던 인사들로 알려졌다. 서방에서는 8명의 러시아 국적 수감자가 본국으로 돌아갔다. 풀려난 인사들은 베를린에서 체첸 반군 지도자를 암살한 바딤 크라시코프와 해커, 스파이 등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을 통해 “그들의 잔혹한 시련은 끝났고, 자유로워졌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밤 직접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나가 이들의 귀환을 환영했다.

서방-러 냉전 이후 최대 규모 수감자 맞교환…WSJ 기자도 석방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브누코보 정부 공항에서 서방과의 협상으로 석방된 바딤 크라시코프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크라시코프는 2019년 독일에서 전 체첸반군 지휘관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었다./AP연합뉴스

이번 교환 협상에는 미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독일, 튀르키예,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벨라루스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들의 도움 없이 이번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특별히 감사를 표했다. 실제로 이날 서방에 붙잡혔다가 풀려난 러시아인 중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석방을 바라온 암살자 크라시코프도 포함됐는데, 그는 독일에서 복역 중이었다. 러시아 정보기관 출신의 크라시코프는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전 체첸 반군 지휘관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암살자이자 이번 거래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러시아는 크라시코프를 2018년 간첩혐의로 체포된 휠런과 맞교환하려 시도했다가 한 차례 실패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협상 초반 독일 외교당국은 석방 문제에 난색을 보였으나 게르시코비치 기자의 가족과 미국 정부의 끈질긴 설득에 올 2월 크라시코프를 나발니, 게르시코비치, 휠런과 교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감자 교환 방안에 뜻을 모았다. 합의 직후인 2월 16일 나발니의 옥중 사망 소식으로 위기가 닥쳤으나 독일이 계속 협조하고, 미국과 러시아 정보 당국자들이 6~7월 수차례 협상을 벌여 최종 타결에 이르렀다. 뉴욕타임스(NYT)도 “복잡한 막후 협상을 거쳐 도출된 이번 맞교환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외교적 승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결과적으로 푸틴이 가장 원했던 크라시코프의 석방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인질 외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인 석방을 위해 돈을 지급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번 수감자 교환을 평가절하했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맞교환 조건으로 러시아에 돈을 주거나 제재를 완화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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