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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개막 전 복싱 종목을 주목하는 이는 없었다. 2012년 런던 대회 한순철(은메달) 이후 단 한 차례도 메달을 따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출전 선수도 단 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에이스로 평가 받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오연지(34·울산광역시청)가 60kg급 32강전에서 먼저 탈락하며 관심은 더욱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한국 복싱에는 ‘마지막 한 방’ 임애지(25·화순군청)가 있었다. 임애지는 2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게 3대2(30대27 30대27 28대29 29대28 28대29)로 판정승했다. 올림픽 복싱 종목에는 동메달 결정전이 따로 없기 때문에 준결승 진출 만으로 메달을 확보했다.
이로써 임애지는 한순철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복싱에서 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한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임애지는 지난 도쿄 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첫 경기부터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포기보다 도전을 택했다. 그는 “도쿄 때는 대학생이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실업 선수였다. 링이 곧 직장이었다. (직장에서 해고되지 않고)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생각으로 다시 운동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8강을 앞두고 한 번만 이기면 메달을 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저는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을 이겨서 우승하겠다’고 답했다”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임애지는 4일 오후 2022년 세계선수권 챔피언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편 여자 복싱 종목에서는 ‘염색체 논란’ 불거졌다. ‘XY 염색체’ 선수가 성별 논란에도 경기에 출전했고 그와 맞붙은 상대 ‘XX 염색체’ 선수가 46초 만에 기권패했다. 문제가 된 ‘XY 염색체’ 선수는 지난 세계선수권에서는 결승전을 앞두고 ‘남성 염색체’를 갖고 있다며 실격 처리됐으나 이번 올림픽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얻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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