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미국 메이저리그(MLB) 데뷔를 꿈꾸는 한국인 마이너리거들이 혹독한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 국내 최고 마무리 투수라고 불리던 고우석을 비롯해 탈고교급 유망주로 불리던 장현석과 심준석이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고우석, 0이닝 4실점 최악의 피칭
가장 먼저 빅리그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했던 고우석의 2024년은 차갑기만 하다. 최근 등판에서는 최악의 피칭을 기록하며 우려를 남겼다.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더블A 펜사콜라 블루와후스 소속인 고우석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 위치한 블루와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너리그 더블A 빌록시 슈크스(밀워키 브루어스 산하)와의 홈 경기에서 9회 초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고우석은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야수 실책과 볼넷으로 만루를 허용했고 연속 적시타를 허용한 끝에 4점을 내주고 강판당했다. 아웃카운트는 1개도 잡지 못했다. 0이닝 4실점을 기록한 고우석은 더블A 6경기에서 1승, 1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19.29를 마크했다. 4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13안타와 4볼넷을 내주고 삼진 6개를 잡아내며 12실점(10자책점)을 했다.
고우석은 마이애미 이적 후 트리플A에서 16경기에 나와 21이닝을 던져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앞서 5월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직후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에 편입된 고우석은 5월 31일 지명할당(designated for assignment)을 거쳐 빅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뒤 잭슨빌 소속으로 공식 이관됐다.
트리플A에서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구단은 고우석에 관한 관심보다는 더블A로 내리는 선택을 했다.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길은 더욱 멀어지고 있다.
유망주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심준석(20)이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심준석, 마이애미서 고우석과 한솥밥…’부상’ 극복해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구단은 31일(한국시간) 심준석과 내야수 개릿 포레스터를 마이애미로 내보내고 외야수 브라이언 데 라 크루스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심준석은 지난해 1월 계약금 75만 달러(약 10억 원)에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단한 유망주다. 그는 150㎞/h대 강속구를 앞세워 국내 고교야구를 평정했고, 많은 빅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은 뒤 미국프로야구에 직행했으나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그는 지난해 마이너리그 루키리그 4경기에서 승패 없이 8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고, 올 시즌엔 오른쪽 어깨 부상 여파로 실전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크루스는 올 시즌 MLB에서 타율 0.245, 18홈런, 51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로, 피츠버그는 ‘현재 전력’을 얻는 대신 유망주를 포기했다.
CBS스포츠는 “심준석은 현재 60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라 있다”며 “심준석은 좋은 체격 조건을 가졌지만, 체력적으로 버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저스 유망주’ 장현석, 3이닝 8삼진…숙제로 남은 ‘제구’
심준석보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간 2004년생 동갑내기 장현석은 상황이 조금 더 나은 상황이지만 방심하기에는 이르다.
루키리그 ACL 다저스 소속의 장현석은 지난달 29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에서 열린 ACL 다이아몬드백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와의 애리조나콤플렉스리그(ACL) 챔피언십시리즈 원정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8개나 잡아내는 압도적인 피칭으로 무안타 1볼넷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이로써 장현석은 정규시즌서 13경기(선발 10경기)에 등판해 24와 3분의 1이닝을 던져 1승 2패, 평균자책점 8.14, 49탈삼진, WHIP 1.52, 피안타율 0.189를 기록했다. 볼넷 19개를 내줘 제구력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을 받기는 했으나, 최고 99마일, 평균 96마일에 이르는 빠른 공을 앞세워 다저스 팜을 대표하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또한, 다저스가 꾸준히 장현석을 기용하면서 ‘미래 전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장현석이 빅리그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 기대를 부응해야만 한다. 과연 국내 최고의 마무리 투수와 최고 유망주가 빅리그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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