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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란트 명장 젠지 ‘솔로’ – DRX ‘터미’ “결승 한국 내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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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솔로’ 강근철과 DRX ‘터미’ 편선호. /이윤파 기자
발로란트 e스포츠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2024 발로란트 챔피언스 서울(이하 챔피언스 서울)’이 8월 1일부터 25일까지 펼쳐진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대장정에 한국 팀 DRX와 젠지가 대표로 나선다.

젠지는 이번 시즌 최고의 기세를 보여주며 발로란트 e스포츠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DRX 역시 시즌 초 우여곡절을 딛고 리빌딩에 성공하며 시즌 막바지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자연스레 이 두 팀을 이끄는 감독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6일 젠지 강근철 감독과 DRX 편선호 감독과 만나 시즌을 돌아본 소감과 챔피언스 서울에 임하는 각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믿을 수 없는 상황” 챔피언스 앞두고 기세 올린 젠지와 DRX

발로란트 마스터스 상하이 우승을 차지한 젠지. /라이엇 게임즈 이스포츠
올해 젠지는 마법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젠지는 챔피언스 서울의 유력 우승 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모든 대회의 결승전에 진출해 마스터스 포함 3회 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챔피언스 서울 직전에 열린 퍼시픽 스테이지 시즌 2에서도 DRX를 잡고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기세를 자랑하고 있다. 강근철 감독은 “이번 시즌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정말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웃었다.

2024 젠지는 결성 초기만 해도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비결에는 선수단을 하나로 결속시킨 강근철 감독의 지도력이 있다.

강근철 감독은 “초기에는 팀이 비즈니스적으로 보일 때도 있고 서로가 좀 단단하다는 느낌이 없었다. 근데 지금은 너무 단단해졌고, 가족 같은 팀이 됐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좋은 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VCT 퍼시픽 시즌 결승 시리즈의 결승 진출전에 출전하는 DRX. /라이엇 게임즈 이스포츠

반면 전통의 발로란트 명문 DRX는 올 시즌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리빌딩 과정에서 국제 대회 진출에 실패하기도 하며 챔피언스 진출도 불투명했으나, 시즌 막바지 뉴 DRX의 저력이 발휘되며 퍼시픽 스테이지 시즌 2 준우승 차지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편선호 감독은 “많은 분이 걱정해 주셨던 시즌인 것 같고, 그래도 시즌 막바지에는 저희의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나 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아직 진행형이라 상황을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DRX의 팀 합에 대해서는 “아직 완벽하게 올라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맞출 것도 많아서 60~70% 정도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스테이지 2 와서야 제대로 팀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 같은 꿈을 꾸던 동료가 명장으로…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 좋다”
젠지 ‘솔로’ 강근철과 DRX ‘터미’ 편선호. /이윤파 기자
두 감독은 과거 카운터 스트라이크 선수로서 동료로 활동했고, 그 이후로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같은 꿈을 꾸던 두 사람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팀의 감독으로 챔피언스 서울을 준비하고 있다. 오랜 인연을 맺어온 만큼 이 자리에 올라온 서로를 바라보는 기분도 남달랐다.

강근철 감독은 “편선호 감독은 여전히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감독이라 생각하고, 코칭스태프 라인업도 최고다. 올해는 리빌딩을 하고 있지만 그 전까지 DRX는 최고였다. DRX 만한 성적을 내는 팀은 거의 없다. 그래서 저렇게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DRX는 안 죽으면서도 상대를 시간으로 태우는 플레이를 잘 한다. 저희가 수적으로 열세에 있으면 DRX는 절대 실수를 안 하려고 한다. DRX 상대로 그런 상황이 오면 거의 졌다고 생각한다”라며 DRX를 극찬했다.

편선호 감독은 “저희를 포함해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동료들이 다 잘하고 있고, 가치를 인정받고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 같아서 굉장히 기분 좋으면서도 신기하다”라며 “강근철 감독은 기회만 잘 잡는다면 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이번 시즌에 바로 증명했다”고 존중의 뜻을 내비쳤다.

이어 “젠지는 택틱(전략)의 완성도가 너무 높아서 빈틈이 거의 없다. 각 맵, 지역마다 택틱 완성도가 높아서 많이 경계하는 편이다”라며 젠지를 높이 평가했다.

◆ 한글로 채팅도 못 쳤는데… 발로란트 인기에 격세지감
젠지 ‘솔로’ 강근철과 DRX ‘터미’ 편선호. /이윤파 기자
한국에서 FPS 장르는 큰 인기를 끄는 e스포츠 종목이 아니었다. 하지만 발로란트는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지금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같은 꿈을 꾸며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해 온 두 감독에겐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고, 매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강근철 감독은 “제가 했던 게임들은 한글 채팅이 안 될 정도로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힘들었다. 게다가 선수 때는 코로나라서 관객이 없다보니 한국에서 큰 무대를 경험해 본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라며 “발로란트가 진짜 인기가 많아졌구나, 장래가 밝다는 생각을 많이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편선호 감독은 “초창기 시장 점유율이 0.5% 정도였는데, 지금은 11%정도다. 어린 유저들이 좋아한다는 점에서 미래가 밝은 것 같고 선수 지망하는 사람도 많다. 지금은 발로란트 관계자들에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만만치 않은 챔피언스 여정… “결승 내전이 꿈이다”
젠지 ‘솔로’ 강근철과 DRX ‘터미’ 편선호. /이윤파 기자
챔피언스 서울 조 추첨이 공개되자 젠지가 속한 B조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젠지는 FPX(펀플러스 피닉스), 센티넬, TH(팀 헤레틱스)와 함께 B조에 배정됐다.

 2024년 굵직한 성적을 남긴 강팀들이 한곳에 모였다. 강근철 감독은 “올해 성적이 좋았던 팀이 모여있다 보니 부담도 된다. 2대0, 2대0으로 쉽게 올라갈 수는 없을 것 같고, 모든 경기가 다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DRX도 유럽의 명가 프나틱과 남미의 강호 크루를 만나게 되는 만큼 방심할 수는 없다. 편선호 감독은 “크루도 레비아탄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프나틱도 잘하는 팀이기에 경계가 된다. 그래도 잘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감독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인만큼 높은 성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승에서 DRX와 젠지가 맞붙는 그림도 상상하고 있었다.

강근철 감독은 “DRX랑 같이 결승가는 게 목표고, 우승은 목표라기보단 꿈이다”고 답했다. 편선호 감독은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지만 우리가 내부적으로 만족할 수 있으면 4강 이상도 만족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두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편선호 감독은 “한국 두 팀이 진출했기에, 한국 팬들에겐 축제인 대회라고 생각한다.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리그보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생각이고, 시즌을 돌아봤을 때 팀 적으로 만족스럽진 않기에 챔피언스에서 꼭 증명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강근철 감독은 “저희나 DRX나 올해 괜찮은 상황이다. 팬 분들도 재밌게 봐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시면 그거에 보답해서 더 좋은 경기력으로 상위권에 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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