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은 쉬운 듯 어렵다. ‘닭개장’을 ‘닭계장’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복달임의 역사를 짚으면 자연스레 바로잡게 된다. ‘한 끗 차이’가 화투 놀이에서 온 말임을 안다면 ‘한 끝 차이’로 쓰는 일은 없을 것이다. 모호했던 우리말 지식이 풍부해질 수 있도록 돕는 책이 출간됐다.
신간 ‘어른을 위한 말 지식’은 29년간 언론사 교열기자를 지낸 노경아 작가가 어문 규칙이나 문법적 접근으로는 익히기 어려웠던 우리말을 쉽게 설명하는 책이다. 생활 속 이야기와 함께 재미있는 어원과 생생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특징이다.
책 목차는 총 4가지로 구성됐다. ▲어원을 알면 더 재미있는 우리말 ▲무엇이 맞을까? 아리송한 우리말 ▲올바르게 쓰고 싶은 우리말 ▲소리 내어 읽고 싶은 우리말 등이다.
책에는 자주 쓰는 말 중에 헷갈리는 단어들의 구분, 잘못 쓰는 한자어의 예, 고운 우리말, 사이시옷과 띄어쓰기에 대한 생각 등이 담겨 있다.
우리말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뜻은 다른데 발음이 같거나 비슷해 헷갈리는 단어들이 제법 있다는 점이다. “한약 다려 드립니다”, “운동화 끈을 매세요”와 같은 오류는 일상에서 흔하다. 책에서는 ‘졸이다-조리다’, ‘낳다-낫다’, ‘매다-메다’처럼 늘 사용하는 말인데 발음이 같아 헷갈리는 단어들의 차이를 생활 속 이야기로 알기 쉽게 구분해 설명한다. 저자는 “운동화 끈은 매고, 배낭은 메라”면서, 복잡한 맞춤법을 단숨에 정리해준다.
각 장의 도입부에는 독서의 즐거움을 더하는 맞춤법 퀴즈가 있다. ‘추스르다-추스리다’, ‘애시당초-애당초’처럼 쉬운 듯 어려운 퀴즈로 구성돼 있다. 또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단어장을 통해 주제별로 모아 놓은 고운 우리말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저질 드라마, 드잡이판 정치와 토론에 ‘막장’을 쓰지 말아야 하는 이유나 ‘장애인’을 친근하게 표현하기 위해 통용되었던 ‘장애우’가 잘못된 표현인 이유, ‘희귀질환관리법’이라는 명칭의 불편함과 같이 무심코 쓰는 말 중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표현들을 짚어본다. 이밖에도 ‘유명세를 타다’, ‘자문을 구하다’처럼 기자들도 헷갈려 잘못 쓰는 한자어를 소개하고, 말과 글을 다루는 이들의 영원한 난제인 띄어쓰기, 사이시옷, 신조어, 사투리에 대해 따뜻한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1995년 경향신문 교열기자로 언론 생활을 시작해 이투데이 교열팀장을 거쳐 현재 한국일보 교열팀장으로, 10년 이상 우리말 칼럼을 써왔다.
노경아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92쪽 |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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