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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학생도 등록금만 내면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서 호주 대학의 국제적 신뢰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호주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외국인 유학생이 납부하는 등록금에 재정적으로 의지하게 된 호주 대학들이 이들의 성적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않는다면서 영어 강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도 호주 유명 대학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학자들은 호주로 유학 온 외국학생들이 영어 실력이 떨어져도 학위 취득이 가능한 이유로 인공지능(AI)의 부상을 꼽았다. 한 교수는 학기 내내 강의실에서 한 마디도 말하지 못하는 외국 유학생이 완벽한 에세이를 제출했다면서, 정말 그 학생이 에세이를 썼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한 유명대학 강사는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 중 80%가 최대 3억원의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유학생으로 채워진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학생이 번역 보조 도구를 사용해 공부하고 AI를 이용해 과제를 완성한다”며 “영어를 제대로 이해하는지 확신할 수 없는 학생도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20년 동안 교수로 재직하다가 최근에 은퇴한 한 학자는 학생의 낙제 비율이 높은 경우 지도교수가 대학 당국으로부터 ‘심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의 완성도는 매우 높지만, 인용과 참고 문헌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그들은 전혀 답하지 못했다”며 호주 내 많은 대학이 ‘등록금 수익을 좇는 이윤센터’가 됐다고 비판했다.
한 유학생은 친구들의 약 60%가 AI를 이용한다면서 이전에 제출한 높은 점수의 논문을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한 후 AI나 대필작가를 이용해 표절을 감추는 일이 빈번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멜버른의 한 대학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친 한 유학생은 AI를 사용해 과제를 완료했다는 이유로 학업 부정행위 위원회에서 두 번이나 자신을 변호해야 했지만, 두 사건 모두 문제없이 종결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영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을 거르지 못한 책임을 대학에만 지우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가짜 영어 성적증명서를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대리로 영어 시험을 쳐주는 후보자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웹사이트도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유학생을 위한 학교의 지원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정한 수준의 영어 점수를 받은 것만으로는 호주 대학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입학한 후에 깨닫기 때문이다. 한 학생은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표절과 AI 계약 부정행위에 의존하게 되었다면서 학교의 지원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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