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1980~2000년대생) 노조’로 불리는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가 첫 단체협약 체결이 지연되면서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대기업 노조 최초의 별도 교섭권을 인정받은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는 단협 잠정 합의까지 이뤄냈지만, 3개월 이상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는 지난달 29일 광주고용노동청에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달 3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노조는 회사가 단협 체결·기타 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고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단협 잠정 합의 이후 사측의 서명·날인 연기 요청에도 협조했지만, 최대주주 승인 등을 이유로 답보 상태가 불필요하게 길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노사의 단협 잠정 합의안은 지난해 1월 첫 상견례 이후 30여 차례 교섭을 거쳐 1년 3개월 만에 나왔다. 임금체계 개편을 비롯해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및 감액률 조정,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 확보 등이 포함됐다. 사무직 직원들이 임금 인상 효과 등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대기업 노조 중 처음으로 별도 교섭권을 인정받은 사례인 만큼, 법무, 재무적으로 내부에서 검토할 부분이 많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외부 기관을 상대로 자문도 의뢰했다. 기존 생산직 노조와 임단협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단협 체결이 지연되는 이유다. 생산직 노조는 지난달 29일 2024 임단협 결렬을 선언했다.
국내 노동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중국 기업 더블스타가 최대주주라는 점 역시 걸림돌이다. 이미 강성으로 분류되는 생산직 노조가 존재하는 가운데, 별도 교섭권을 인정받은 사무직 노조와도 단협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더블스타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노사 양측 모두 대기업 사무직 노조 첫 단협 체결이 갖는 상징성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아직 단협이 체결되지 않았지만 합의 사항 중 일부는 이미 적용된 상태다. 임금 인상분은 잠정 합의 직후 지난 4월 급여부터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는 기존 민주노총 산하의 생산직 노조가 사무직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며 지난 2021년 4월 출범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법원으로부터 생산직 노조와의 ‘교섭권 분리’를 인정받으면서 대기업 노조 최초로 별도의 교섭권을 행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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