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대선을 치르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선 성공을 발표했으나, 국내·외에서 부정 선거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대법원에 개표 감사를 청구했다.
3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국영TV인 VTV에서 생중계한 연설에서 “오늘 대법원에 대선 개표 과정에 대한 전반을 감사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글로벌 음모의 증거가 횡행하는 가운데 우리는 정부를 향한 쿠데타 시도 등 각종 범죄 행위를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감사가 진행될 경우 “소환, 심문, 조사를 받을 준비가 됐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직접 법원에 출석해 관련 서류를 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공식 투표 종료 후 약 6시간이 지난 29일 0시 10분쯤에 “마두로가 51.2%(510만표)의 득표율로 44.2%(440만표)를 얻은 야권 연합 후보인 에르문도 곤살레스 우루치아(74)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자세한 분석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고 의혹은 증폭됐다. 야당은 우루치아가 710만표를 얻어 마두로(320만표)보다 앞섰다는 자체 집계 결과를 내놓으며 맞서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도 대선 결과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유럽연합 등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투표 결과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카터 센터 역시 30일 “선거 결과를 확인할 수 없다”며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마두로가 야당과 국제 사회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대법원에 개표 감사를 청구했으나, 이 행위 자체가 요식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대법원을 비롯한 사법부 내 주요 직위에는 친(親)여당 성향 법관이 포진돼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