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9일부터 3일간 이어진 삼성전자 노사의 집중교섭이 결렬됐다. 사측의 노조 요구안 일부 수용에 타결 기대감이 커졌지만 결국 여가포인트 지급 등 복지 안건에서 절충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합의 결렬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파업을 강행할 계획이다. 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파업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전삼노는 “사측의 노동 존중 없는 안건 제안으로 교섭이 결렬됐다”며 “지금이라도 이재용 회장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7월 31일 입장문을 통해 “이재용 회장이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지 5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3만6000명의 조합원이 요구하는 사상 최초 파업을 했음에도 삼성전자 경영진이 보인 모습은 이 회장의 선언이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회장은 노조와 대화하지 않고 기본급 0.5% 인상은 불가하다면서 파리 올림픽에 1만7000대의 신형 폴더블폰을 증정하며 252억원을 썼다”며 “252억원은 누가 벌어다 준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위원장은 “더 큰 투쟁을 통해 사측의 무노조 경영을 사회 쟁점화하며, 지속가능한 장기 투쟁으로 나가가야 한다”며 “더 많은 시민과 연대 단체의 지지를 통해 임금교섭을 마무리 짓고 삼성전자의 무노조 경영을 이번에야말로 끝장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업 장기화로 노조의 파업 동력이 유지될지에 업계의 의구심이 커진다. 특히 8일부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무임금 무노동’ 원칙에 따라 적어도 대리급은 400만원, 과장급은 500만원의 임금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돼 파업 참여 의지가 약화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삼노와의 합의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렬돼 안타깝다”며 “앞으로도 계속 노조와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7월 31일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도 “파업이 조기 종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파업에도 고객 물량 대응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경영과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적법한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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