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사이트 마비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로또 청약’ 광풍이 일단락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수십억 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물량에 신청자들이 집중되면서 역대 최다 접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편에선 최근 집값이 상승장 초입에 진입하며 과열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 개선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래미안 원펜타스와 동탄역 롯데캐슬, 호반써밋 목동 등 이틀간 신청을 받은 단지들의 청약이 마감됐다. 해당 기간 이 3개 단지에만 총 325만 명의 국민이 청약을 했다.
먼저 ’20억 로또’로 불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특별공급(4만183명)과 1순위(9만3864명) 청약에는 총 13만3000여 명이 접수했다. 이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됐다. 인접한 ‘래미안 원베일리’,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 84㎡ 타입이 42~43억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최대 20억 원가량의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 동탄역 롯데캐슬 미계약 전용 84㎡ 1가구에는 294만4780명이 몰렸다. 화성시 거주자만 청약 가능한 계약 취소 주택 4가구에 접수한 인원까지 합치면 접수자는 총 299만8668명에 달한다. 이 단지는 2017년 분양가로 공급돼 10억 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서울 거주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은 양천구 신정동 호반써밋 목동 전용 84㎡ 1가구에도 11만6155명이 신청했다.
이번 청약 결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수준이다. 애초 전문가들은 최대 200만 명 수준을 예상했다. 청약홈 마비 사태가 벌어지기 이전엔 이보다 더 적은 100만 명 수준이었다.
업계 안팎에선 이런 광풍이 최근 집값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 서울은 매맷값이 전고점을 회복하면서 상승장 초입에 진입했다는 불안감이 커진 상태다. 이 때문에 시세와 크게 차이가 나는 가격으로 풀리는 분양가 상한제가 투기 수요의 기름을 붓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이 반등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살아난 데다, 막대한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가 역대급 청약자를 불러 모았다”며 “지난해와 달리 시장이 침체 국면을 벗어난 만큼, 분양가 상한제가 취지를 벗어나 투기를 부추기지 않도록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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