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이커머스)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자 두 회사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구영배 대표의 행태를 ‘전형적인 사기’라고 지적하며 금융당국에도 관리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30일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안병욱 법원장·김호춘 양민호 부장판사)는 두 회사의 심문기일을 내달 2일로 지정했다. 티몬은 오후 3시, 위메프는 오후 3시 30분으로 각각 결정됐다.
채무자회생법은 회생 신청이 들어오면 법원은 채무자나 그 대표자를 심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심문에는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가 출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안팎에서는 두 회사가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법원이 기업회생 여부를 결정하기전에 회사와 채권자가 자율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에 따라 법원은 두 회사에 ARS 프로그램과 관련된 이행 계획을 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들 회사는 구조조정 펀드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영배 큐텐 대표도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며 동원 자금으로 800억원을 제시했다.
앞으로 법원은 회생절차 신청일로부터 한달 안에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성실하지 않을 경우, 회생절차가 채권자 일반의 이익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 신청은 기각되는데 이 경우 두 회사는 파산한다.
31일 티몬과 위메프는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통해 “법원의 통제·감독하에 영업을 정상화하고 채권자들의 피해를 보상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학훈 변호사(법무법인 YK)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 파산이냐 회생이냐 결정해야 하는데 법원이 고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파산이냐 회생이냐 결정할 수 밖에 없다”며 “만약 파산을 선고하게 되면 최악의 상황이다. 소비자나 거래업체나 모두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회생으로 가게되도 좋을 건 없다. 채무 탕감, 출자 전환과 같은 단계를 밟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존재하는 법 제도를 활용하니까 막을 순 없지만 너무 악질적인 행태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의 행태를 두고는 “전형적인 사기라고 본다. 경영진의 태도를 보면 자신들의 잘못이 없다고 한다. ‘회사 문 닫으면 수많은 국민들이 피해보는데 니들이 어쩔꺼야’라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렇게 된 데에는 금융당국의 책임도 있다. 큐텐그룹에 대해 상시적인 모니터링도 없었고 관리도 소홀했다. 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이 결합된 신사업들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기존법을 활용하던지, 입법을 청원하던지 해서 피해자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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