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낮아진 실적 개선 종목 ‘주목’
M7 주가 다각화 포착…집중 현상 완화세
美금리 인하 사이클…채권시장 모멘텀 작용
올 하반기 미국 대선과 같은 글로벌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우량 성장주에 선별 투자하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욱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주식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3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글로벌 시장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됐던 기업들이 실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매력적인 투자 진입 시점이 형성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주식시장에서는 소수의 기술 관련 기업에 의한 집중 현상이 지속됐다. 하지만 상반기 중 미국의 7대 기술 기업인 ‘매그니피센트7(M7)’의 주가 성과 다각화가 포착되면서 집중 현상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
이 매니저는 “개별종목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라 기술주들의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시장 집중 현상이 심화된 이후에는 반드시 정상화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집중 현상이 올 상반기까지 지속된 만큼 하반기 내 정상화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이번 정상화 과정이 주식시장의 랠리를 일으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러 가지 불확실성 요인이 일부 해소될 것”이라며 “집중 현상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정책에 대한 우려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기술주에 의해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사실상 지난해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 침체기였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이들 기업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측돼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시장의 집중 현상의 해소를 앞둔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과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이 매니저는 “그동안 실적의 정당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급등하는 환경이 형성됐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과거 대비 높아진 종목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M7 내에서 주가 다각화가 이뤄진 이유도 개별기업의 펀더멘탈, 즉 실적의 성장세”라며 “기업의 우량성에 집중하되 밸류에이션이 저렴하고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는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헬스케어 업종이 하나의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부터 외면받던 헬스케어 업종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진 상태”라며 “우량 성장성의 관점에서 인공지능(AI) 및 기술적 혁신, 고령화에 의한 추세적 성장 요인 등이 헬스케어 업종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총 6회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로 인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경우 채권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재흥 채권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는 9월부터 최초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 기대감에는 변동성이 있지만 채권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머니마켓펀드(MMF)에 6조 달러가 넘는 자금이 들어와 있는데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는 해당 자산이 빠져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해당 자산이 국채에 대한 강한 수요로 이어질 수 있어 수급에 긍정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리 인하의 정확한 시점보다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양적 환화 사이클 진입 여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는 ▲현금 대신 채권 보유 확대 ▲단기채 대비 장기채 비중 확대 ▲크레딧 채권 보유 후 국채와 분산 투자 등의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안했다.
유 매니저는 “현 상황에서 현금 대신 채권을 보유하면 자본차익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현재 금리를 일부 고정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에 채권에 투자하는 게 유리한 국면”이라며 “크레딧 채권까지 포함하면 근사한 포트폴리오로 이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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