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전기차 캐즘과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브랜드 전동화 전략 변화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31일 조지아주 주졍부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조지아주 환경 당국(state environmental regulators)에 현대차그룹메가플랜트아메리카(HMGMA) 공장 부지를 활용한 가솔린 저장고와 연료 충전 장비(gasoline storage and fuel filling equipment) 도입에 따른 건설 계획 수정안을 제출하고 허가를 요청했다.
HMGMA는 당초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로 계획된 공장이다. 브라이언 카운티에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로 지어지고 있으며 올해 10월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전기차 올인’에서 ‘하이브리드 우선’으로 브랜드 전동화 전략이 변경됨에 따라 HMGMA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량 생산을 병행하기 위한 첫 번째 절차를 밟은 셈이다. 앞서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26일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현대차의 강점인 유연한 생산으로 하이브리드차 판매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조지아 환경 당국의 허가를 얻는 대로 HMGMA에서 하이브리드차량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기존 중·대형에서 소형 모델까지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도록 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를 토대로 글로벌 전기차 캐즘과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축소에 따른 현지 전기차 시장 위축을 대비하고 있다.
IRA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시행된 법안이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가 세액공제되는 형태로 보조금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는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현대차 하이브리드 전략은 일찍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4~6월) 글로벌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총 12만242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4% 두 자릿수 급증한 수치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24.7% 하락한 5만8950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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