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초기 신성장 분야에 적자기업 多…기술특례 초점
파두 사태, 걸림돌로 작용…성장성·기술력 입증 과제
드론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드론 스타트업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드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속 연구개발(R&D) 자금을 모으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다만 올해에도 뻥튀기 상장·고평가 등 IPO 시장을 둘러싼 잡음이 지속되면서 시장 열기가 다소 가라앉은 모양새다. 이에 예비 상장사들의 기술성·성장성 입증이 요구되자 주관사의 역량이 흥행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숨비·파블로항공·니어스랩·인투스카이·가이온 등 국내 드론 기업들이 IPO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글로벌 드론 시장의 규모가 10년간 약 5배 가량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IPO가 적극 추진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들 회사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뒤 연내 입성을 목표로 기술평가 준비에 돌입하거나 상장 예비심사 신청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국내 방산용 드론 업체인 숨비가 내년 3월까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곳의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드론(무인항공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해 각각 A등급, BBB등급을 획득해 기술평가 심사를 통과하면서다.
기술평가는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전 절차로 A,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회사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의 심사에서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면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이에 기술특례상장은 적자 기업이 선택하는 대표적인 IPO 방안이다. 현재 드론 산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대부분의 드론 기업들은 유의미한 매출을 내지 못하거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기술특례상장 요건으로 상장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발생한 파두의 ‘실적 부풀리기’ 사태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파두는 지난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으나 IPO 과정에서 제시한 연간 매출과 실제 매출 사이에 큰 차이가 나타나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로 인해 동일 요건으로 IPO를 진행하는 기업에 대한 당국의 평가가 한층 깐깐해진 실정이다. 실제로 거래소는 기술특례상장으로 심사를 신청한 기업들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국내 드론 기업들이 기술특례상장 제도로 IPO에 나선 만큼 주관사들의 역량이 이번 IPO의 흥행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IPO 완주를 위해서는 추정 실적에 대한 근거와 향후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드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드론 관련 기업이 시장에 많지 않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순익을 내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회사의 성장성과 기술력을 전략적으로 입증해 심사당국과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주관사의 최대 과제이자 역량 평가의 잣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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