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30일까지 신규 상장한 19개 종목(코넥스·스팩·이전상장 제외) 가운데 8종목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지난 2일 상장한 항공기·우주선 및 부품 제조 스타트업 회사 이노스페이스는 전날 종가 기준 공모가(4만3300원) 대비 47.46% 하락한 2만2750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신규 상장 19개 종목 중 공모가 대비 하락률 1위다.
미래에셋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은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첫날 3만4450원으로 공모가를 밑돌면서 마감해 고평가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올해 들어 증시에 데뷔한 기업 중 첫날부터 공모가를 하회한 것은 이노스페이스가 처음이다. 통상 공모주들이 상장 첫날 강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락률 2위인 항해 정밀기기 제조회사 에스오에스랩은 공모가(1만1500원)에 비해 43.04% 하락한 6550원이다. 지난달 25일 상장한 에스오에스랩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했다.
첨단금속 제조기업인 에이치브이엠 역시 공모가(1만8000원) 대비 38.28% 하락한 1만1110원을 찍었다. 상장 첫날인 지난달 28일 에이치브이엠 주가는 공모가의 1.8배인 3만17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다른 새내기 공모주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그리드위즈(공모가 대비 -35.37%) ▲씨어스테크놀로지(-35.29%) ▲엑셀세라퓨틱스(-32.2%) ▲라메디텍(-25%) ▲하루(-21.5%) 등각각 공모가 밑을 맴돌고 있다.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새내기주가 상장 이후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공모가 뻥튀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공모가 뻥튀기는 기관들이 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수요예측에서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논란이다.
기관들은 배정 물량을 늘리기 위해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만 의무보유확약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의무보유확약이란 상장하는 기업의 공모주를 받는 기관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할 것을 약속하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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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보유확약률 10% 미만 종목 18개… ‘공모주 거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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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의무보유확약에 소극적인 기관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바로 주식을 매도해 단타 매매를 부추겨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공모주는 총 31개로 의무보유확약률이 10% 미만인 종목은 총 18개다. 이 중 15개(83%) 종목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했다. 반면 공모가보다 오른 종목은 3개(16%)에 불과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은 “수요예측이 ‘단타 문화’ 등 수준 있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기관 투자자들이 공모가 적정성을 보수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모가 산정에 있어서 기관 투자자뿐만 아니라 상장 주관 회사인 증권사의 역할도 중요한데 인수 주관 수수료를 해당 기업으로부터 받다 보니 일종의 갑을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관 투자자가 기업과 증권사 중간에서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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