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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태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이 폭락하는 배경에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전략적인 접근으로 인한 판매량 급상승이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2022년 태국에서 판매된 신차 가운데 일본차 비중은 86%였는데, 지난해 75%로 크게 떨어졌다. 대신 비야디(比亞迪·BYD)·창청(長城)·상하이(上海)차(SAIC) 등 중국 전기차가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고 NYT는 전했다. 니혼게이자아(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 내 전기차 판매의 85%를 중국차가 차지했다.
◇ ‘동남아시아 자동차 허브·최대 시장’ 태국 신차 판매 일본차 비중 86%서 75%로
중국 전기차 점유율 확대…태국 진출 중국차 6개사, 3개사 올해 진출
이미 태국 시장에는 비야디·창청·SAIC뿐 아니라 광저우(廣州)자동차그룹(GAC)의 아이온(埃安·Aion)·허중신(合衆新)차의 네타(NETA·那咤)·체리(奇瑞) 등 6개사가 진출해 있고, 올해 3개사가 추가로 진출한다. 이미 진출한 기업들은 대부분 태국에 공장을 건설했거나 건설 중이다.
특히 아이온은 1년 전 태국에 직원 8명을 파견해 현지 진출 준비를 시작한 지 74일 만에 첫 전기차를 판매했고, 진출 첫해에 41개의 전시장을 오픈했으며 이번 달 현지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향후 인도네시아에도 공장을 설립해 동남아시아 9개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전으로 동남아 시장을 접수해 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곳이 동남아 최대 자동차 시장이고,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린 만큼 이 지역 제조 허브 역할을 하며 중국과 가깝고, 무역 관계가 긴밀해 중국차를 빠르고 저렴하게 수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 본사를 둔 컨설팅업체 시노오토인사이츠의 투레(Tu Le) 설립자는 “태국은 교두보 시장”이라며 “가격이 낮기 때문에 많은 중국 브랜드에 적합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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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정부, 2029년까지 전기차 비중 자동차 생산의 30% 목표…보조금·세금 감면 정책
중국 전기차업체, 가격 인하·판매망 확충·자동차 현지화
태국 정부는 2021년 태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 비중 목표를 ‘2029년 30%’로 제시하고, 보조금과 세금 감면 정책을 시행, 올해 태국 경제의 저성장으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감소하고, 전기차 판매 성장세도 둔화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대비 50% 증가했다.
중국 전기차업체가 가격 인하와 함께 전통적인 일본차 판매 현지 법인과 제휴해 판매망을 확충하고, 자동차를 현지 맞춤형으로 제조했기 때문이다.
1960년대 일본 닛산(日産)이 태국 최초의 자동차 공장을 설립할 때부터 제휴해 온 시암 모터스는 비야디 자동차의 태국 내 독점 판매법인 리버(Rever) 오토모티브를 운영해 지난해 닛산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판매했다. 리버는 설립 2년도 채 되기 전에 110개의 전시장을 오픈했고, 올해 말까지 50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44개의 전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V그룹은 대부분 지점에서 중국 브랜드만 판매한다고 밝혔다. 일본 스즈키(鈴木)와의 거래를 중단했으며 일본 마쓰다·미쓰비시(三菱), 미국 포드 전시장을 아이온·네타·체리의 오모다 및 재쿠·지리(吉利·Geely)의 지커 판매 장소로 전환한 것이다.
아울러 아이온은 더운 날씨를 고려해 에어컨 성능을 높이고, 열악한 도로 환경에 대비해 차대를 강화하는 등 중국차를 개조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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