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제조업 디지털 전환 기폭제가 될 한국형 제조데이터인 ‘K-제조데이터 표준모델’ 구축이 본격화된다. 표준모델 구축 기관 선정 절차가 마무리돼 다음 달부터 구축에 착수한다. 표준모델이 만들어지면 공장에서 나오는 제각각의 제조데이터가 통일돼 제조업 ‘데이터화’가 촉진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은 ‘제조데이터 표준화 사업’ 운영기관 1곳과 참조모델개발기관 2곳에 대한 평가절차를 완료했다. 기정원은 다음달 5일까지 최종 선정되지 못한 회사들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8월 초 기관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정원 관계자는 “제조데이터 표준화 사업을 진행할 운영기관과 개발기관 선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면서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8월 초 확정하면 바로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제조데이터 구축 사업은 참조모델개발기관으로 선정된 각 컨소시엄이 국제표준(AAS)을 활용해 25개 이상 장비 관련 데이터 표준 참조모델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AAS는 장비·부품 등의 명칭, 압력·온도 등 데이터 단위, 입력방법 등을 규정하는 모델이다. 컨소시엄들은 내년 2월까지 참조모델 최소 25개를 개발해 총 50개 이상 제조데이터 표준모델을 만들게 된다.
K-제조데이터 표준화 사업은 장비, 공정 등 제조현장 데이터 정보들을 표준화해 공장·기업 간 디지털 연결을 촉진하는 ‘데이터 기반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공장에서 제각각으로 나오는 제조데이터로 인한 비효율을 개선해 기업간 원활한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제조 소프트웨어(SW)·장비업체들은 각 장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정보에 대한 표준이 없어 각기 다른 명칭, 형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기존 공급업체 도산 등으로 다른 업체가 유지보수시 데이터 조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공정 전체 데이터 분석에 어려움이 많았다.
다른 유럽연합(EU), 미국 등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미 EU, 미국 등 제조 강국의 경우 ‘데이터 표준과 호환’이 가능해 국가, 기업에 상관없이 공통되고, 호환되는 제조 데이터를 운용하고 있다. 이에 우리도 다양한 국가, 기업들과 호환이 되도록 표준화된 표준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데이터가 표준화되면 기업간, 공정간 원활한 데이터 공유가 가능해져 다양한 글로벌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제조데이터 등록, 검색,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제조데이터거래소’를 운영하는 등 제조업에서도 데이터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해 중소제조업 디지털 제조혁신 방향과 실천전략을 담은 ‘신 디지털 제조혁신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한국형 제조데이터 표준 참조모델’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업계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제조 데이터가 표준화되면 해외 진출시 별도 데이터 조사나 변경을 위한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실시간 분석은 물론 글로벌 무역장벽 등 대응도 가능하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던 K-제조데이터 표준모델이 본격화되면 제각각이던 장비 데이터로 어려움을 겪던 뿌리 기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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