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온라인 유통(e커머스) 매출이 4년 만에 최대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e커머스(C커머스)의 사업 확대에 적극 대응하면서 발생한 ‘메기효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온·오프라인 간 유통 매출 격차는 7%포인트(P)까지 벌어졌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93조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e커머스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7.5% 성장했으며 오프라인 유통도 3.4% 늘었다. 상반기 e커머스 성장률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라인 소비가 급증한 지난 2020년 이후 최대치다.
e커머스 매출이 급증한 것은 C커머스 국내 진출에 맞서 프로모션과 배송 품목을 확대한 영향이다. 상품군 별로 살펴보면 음식 배달 등 서비스·기타 항목이 작년 동기 대비 67.5%로 가장 많이 늘었다. 여행·공연·음식배달 등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된 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식품(20.1%), 화장품(13.4%), 가전·전자(10.4%) 등도 두 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유통의 경우 소형 채널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작년 동기 대비 5.6% 성장하며 가장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고 편의점이 5.2%로 뒤를 이었다. 인구 구조 변화와 함께 1인 가구 비중이 증가하면서 소량 구매가 가능한 유통 채널이 강세라는 분석이다. 반면 백화점(3.1%)과 대형마트(0.7%)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태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e커머스만 비중이 늘었다. 상반기 e커머스 매출 비중은 53.5%로 작년 동기 대비 3.2%P 증가했다. 반면 대형마트(-1.0%P), 백화점(-1.2%P), 편의점(-0.8%P), SSM(0.2%P)은 모두 비중이 감소했다.
e커머스 고공 성장으로 온·오프 매출 비중 격차는 7%P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e커머스가 연간 기준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출을 추월한 이후 격차를 점점 벌리는 양상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e커머스가 성장세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이달 발생한 티몬·위메프 사태로 7월 이후 e커머스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이번 사태 피해가 객단가가 높은 여행·공연 등에 쏠린 만큼 관련 소비가 감소할 경우 e커머스 매출이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티몬·위메프 이탈층을 흡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직전까지 티몬·위메프의 월 평균 거래액 합산은 1조원에 달한다. e커머스 양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쿠팡·네이버, 국내 사업을 확장하는 C커머스가 이탈층을 대거 흡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커머스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금이 간 만큼 오프라인 유통이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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