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유럽 최대 규모의 세르비아 리튬 광산이 개발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리튬 광산 개발이 자연 환경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르비아 서부 자다르 광산이 위치한 로즈니카 지역 주민들은 광산 개발을 반대하기 위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에는 지역 주민 수천 명이 운집했으며 세르비아 중부 지역까지 확산할 조짐이다.
로즈니카 지역에서 북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사박 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광산 지정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인권 단체 프로글라스(Proglas)는 “우리는 깨끗한 공기와 물 없이는 살 수 없지만 리튬 배터리와 전기 자동차 없이는 살 수 있다”며 세르비아 정부와 광산 개발 업체를 강력 규탄했다.
앞서 글로벌 광산 기업 리오 틴토는 지난 2021년 세르비아 정부로부터 자다르 광산에 대한 개발권을 획득했다. 장기적으로 사업 수익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환경 영향 평가와 타당성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개발 허가를 내줬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고속도로 봉쇄 시위에 나서는 등 반발하자 세르비아 정부는 지난 2022년 광산 개발 허가를 취소했다.
그러다 지난 11일 세르비아 헌법재판소가 정부의 결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세르비아 정부는 리오 틴토의 광산 개발을 재허가했다. EU도 핵심 쟁점인 환경 훼손 문제에 대해 직접 환경 보증을 서기로 하면서 측면 지원에 나섰다.
자다르 광산 개발 재개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럽연합(EU)과 독일은 리튬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세르비아와 유럽연합, 독일은 지속 가능한 원자재, 배터리 공급망 및 전기차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조사에 따르면 자다르 광산에는 약 120만t의 리튬이 매장돼 있다.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12위에 해당하며, 오는 2028년부터 채굴이 시작될 경우 연간 5만8000t(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유럽 전기차 생산량의 17%에 해당하는 약 11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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