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 메달 획득 가능성 있죠.”
제152회 디 오픈이 진행 중이던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에서 조우한 강형모 대한골프협회(KGA) 회장이 꺼낸 말이다.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과 골프기자협회(AGW)가 초청한 자리에서 만난 그는 선수만큼 올림픽 골프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 회장은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을 누빌 골프 대표팀 선수들을 따라 일찌감치 유럽에 도착했다.
강 회장은 KGA 엘리트다.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KGA 위원장과 부회장을 각각 역임한 후 지난해 6월 회장에 당선됐다.
국제골프연맹(IGF) 행정 위원과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APGC) 이사직을 수행하며 외국에 한국 골프를 알리는 데도 힘썼다.
그가 당선된 이후 국가대표 선수들은 퀸시리키트컵, 에스피리토산토트로피, 항저우 아시안게임, 주니어 오픈 정상에 올랐다. 이제는 파리올림픽이다.
강 회장은 촉박한 티타임에도 연습을 챙겼다. 공과 채에는 개성이 묻어났고 루틴이 정확한 스윙은 거침이 없었다.
취임한 지 1년 1개월.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로 향하면서 그간의 변화를 물었다.
그는 “국제 흐름을 따랐다. 선수들이 더 많은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주니어 오픈 우승(안성현, 이효송)이다. 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선수들 기량 향상을 위해서는 해외 경험이 필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 번째 스윙 이후에는 “해외 경험은 협회 직원들에게도 필요한 일이다. 주기적으로 파견하고 있다. 선진 시스템을 경험해 강화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기초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이 친 공은 링크스 바람을 타고 러프로 숨었다. 그는 공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골프 원석을 놓치지 않겠다는 눈빛으로 몸을 움직였다.
공을 찾은 강 회장은 그린을 바로 공략했다. 디벗과 함께 날아간 공은 그린에 안착했다.
강 회장은 긴 거리 퍼트를 남겼다. 말렛 퍼터를 쥔 그는 단박에 홀에 공을 넣었다. 국가대표 출신의 신들린 퍼트감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추구하는 바가 달라졌다. 선수 시절에는 사활을 걸고 경기에 임했다면 이제는 점수보다 건강을 생각하는, ‘즐기는’ 골프를 한다. 선수는 다르다.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등 프로는 누구 하나 골프를 즐기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2024 파리올림픽 골프 종목은 다음 달 1일부터 프랑스 파리 근교 르 골프 나시오날에서 열린다. 이번에 출전하는 골프 대표팀 5명(고진영, 김주형, 김효주, 안병훈, 양희영)은 코스 경험이 적다.
강 회장에게 골프 대표팀의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을 물었다.
그러자 그는 “우리나라와 다른 환경이다. 선수들 경험은 적지만 긍정적이다. 남녀 모두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4년에 한 번 열리는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KGA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골프 메달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 혼성 경기 이야기가 솔솔 나오는 덕이다.
“메달 지수 상승으로 골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 같다. 남자부와 여자부 사이에 혼성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4년 뒤 올림픽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4년 뒤 변화된 KGA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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