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파격적인 ‘아이폰 할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폰 비중이 높았던 한국 패널업체들의 OLED 사업 패권도 중국에 넘겨주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중소형 OLED 출하량 점유율은 51%로 집계됐다.
BOE(17%)를 중심으로 비전옥스(12%), 차이나스타(11%), 티안마(11%) 등 중국 대표 기업들 모두 1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49%에 그쳤다. 한때 중소형 OLED 시장을 장악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40%대까지 떨어졌다. 애플을 고객사로 두며 중소형 OLED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점유율 3%에 불과했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중소형 OLED 성장은 중국 내 ‘애국소비’ 열풍에 따른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이른바 ‘OVX’로 불리는 로컬업체들의 출하량 및 OLED 패널 사용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애플과 삼성을 제외한 3~6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모두 중국 기업으로, 자국 패널기업의 OLED 수급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 중이다. 실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한국 OLED 패널 비중은 2021년 78%에서 지난해 16%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의 애국소비에 아이폰은 스마트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분기 중국 본토 출하량 970만대를 기록, 전년 동기(1040만대) 대비 6.7% 감소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출하량 감소로, 시장 순위도 6위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애플은 중국 내 아이폰 매출 회복을 위해 지난 2월과 5월 파격적인 할인 판매까지 나섰지만 부진을 막지 못하며 체면만 구겼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빨라지면서 LCD에 이어 OLED까지 중국에 패권을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한국은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OLED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형 분야에 우선적으로 투자를 하며 한국과 생산능력(CAPA)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은 지난해 1104㎡를 기록하는 등 지난 3년간 큰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중국은 2021년 745㎡에서 지난해 1067㎡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업체들을 바짝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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