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영상’이란 언급 없이 리트윗했다가 논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이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관련해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영상을 공유했다가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26일 저녁 해리스 부통령의 캠페인 영상을 자신의 X에서 리트윗(다른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을 다시 게재하는 것)했다.
해당 영상에는 의도적으로 조작된 해리스 부통령의 내레이션이 담겼다. 영상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저, 카멀라 해리스는 조 바이든이 토론에서 자신의 노쇠함을 드러냈기 때문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여성이자 유색인종이기 때문에 ‘다양성 전형’으로 기용됐으며, 국가 운영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한다.
해당 영상을 최초로 게재한 유튜버는 이 영상이 ‘패러디 영상’이라고 밝혔으나 머스크는 이를 리트윗하며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대단하다”고만 논평을 남기며 공유했다. 이후 해당 게시물은 1억2300만 회 조회됐다.
AP통신은 전문가들에게 영상 감식을 맡긴 결과, 영상에 나오는 해리스 부통령의 음성이 생성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판별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2022년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를 인수한 머스크 CEO는 허위·조작 정보 유통을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어기고 허위 정보를 확산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이달 초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11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딥페이크 콘텐츠의 파급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UC버클리의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하니 파리드는 “AI가 생성한 음성은 매우 훌륭하다. 대부분 사람은 이것이 해리스 부통령의 목소리라고 믿지 않겠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담긴 영상은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갖는다”면서 “음성 복제 도구나 AI 툴 을 제공하는 AI 업체들은 자신들의 서비스가 사람이나 민주주의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영상과 관련해 해리스 선거 캠프 대변인 미아 에렌버그는 “우리는 미국 국민이 해리스 부통령이 제공하는 진정한 자유, 기회, 안보를 원한다고 믿는다”면서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의 가짜, 조작된 거짓말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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