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조사서 응답자 36% “경제가 가장 중요 변수”
트럼프, 감세·관세 등 경제 공약 뚜렷
해리스, 바이드노믹스 이어갈 전망
자신만의 새로운 공약도 필요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빌 클린턴 진영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승리를 거뒀다. 이후 이 슬로건에 담긴 화두는 미국 대선의 승자와 패자를 나눌 정도로 영향력을 갖게 됐다.
이번 대선도 어김없이 첨예한 경제적 이슈와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지만, 그래도 주요 변수는 여전히 경제다.
이달 초 CNN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6%가 대선 투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경제’를 꼽았다. 2위를 ‘민주주의 보호’가 차지했는데, 그만큼 유권자들이 경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경제에서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세부적으로 나뉘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3월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24%가 인플레이션을 가장 중요한 경제 문제로 꼽았고 노동 시장과 경제 상황이 8%, 재정 정책이 5%로 집계됐다.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가 맞붙을 것이 유력한 가운데, 관세 폭탄과 감세 등 트럼프의 경제 어젠다는 뚜렷한 편이다. 그는 1기 때도 최고 법인세율을 취임 1년 만에 35%에서 21%로 낮췄고 캐나다, 유럽연합(EU), 멕시코, 한국이 만든 알루미늄과 철강에 관세를 부과했다. 또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매겨 무역분쟁을 일으켰다.
그는 18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는데, 그 공장은 미국에서 건설될 것이고 미국인들이 그 공장을 운영할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린 각 차량에 약 100~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차들은 미국에서 판매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트럼프의 이러한 정책이 자칫 진정세로 접어든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트럼프에겐 이에 대한 우려를 줄이는 공약도 필요해 보인다. 그 역시 이러한 지적을 알고 있다. 최근 유세에서는 “인플레이션 악몽을 끝내겠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급하게 후보가 된 해리스는 기본적으로 바이든표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를 이어갈 전망이다. 바이드노믹스는 코로나19 대응책과 건강·복지 개혁,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칩스법) 등을 포함한다. 그러나 바이든 임기 내내 인플레이션과 경기회복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발목을 잡은 만큼 해리스는 자신만의 경제 이슈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을 지낸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올해 대선을 좌우할 결정적인 경제 이슈로 ‘생활비’를 지목했다. 그는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에서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충격에서 극적으로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너무 높고 앞으로도 수년 동안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11월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은 계속해서 경제를 최고 이슈로 꼽고 있고 주요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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