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신경질환으로 대화가 힘든 제니퍼 웩스턴 미국 하원의원(버지니아주·민주당)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목소리로 의회에서 연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웩스턴 의원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의회 연단에 서서 자신의 목소리와 유사하게 생성된 AI 음성을 통해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이런 방식의 의회 연설은 미국 헌정사상 전례가 없다.
그는 “진행성 핵상 마비(PSP)와의 싸움으로 전처럼 목소리를 온전히 사용하거나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잃었고, 자신 있게 하원 의사당에 들어가 투표할 수도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동할 때도 보행기를 타야 한다는 웩스턴 의원은 “임기가 끝나기 전 휠체어를 타고 하원 의사당에 나가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며 건강 문제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재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웩스턴 의원은 AI 음성을 이용해 연설한 이유에 대해 “이 독특한 플랫폼을 사용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로 구현한 자신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마치 음악처럼 느껴졌다며 “들어본 중 가장 아름다운 소리였다”고 회상했다. 감동한 나머지 기쁨의 눈물까지 흘렸다.
이번에 활용된 AI 음성은 ‘일레븐랩스’의 소프트웨어로 제작됐다. 과거의 음성 데이터를 사용해 최대한 발화자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재현하는 방식이다.
러셀 컵 재팬 인터컬처 컨설팅 사장은 “딥페이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 이 기술이 좋은 목적으로 쓰이는 것을 보게 된 것은 좋은 일”이라고 논평했다.
CNN도 제목에 “웩스턴이 하원 최초로 AI 음성을 사용하며 새 역사를 썼다”며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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