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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자율형 공장으로 최종 진화 꿈꾼다…제조업 혁신 이끄는 LS일렉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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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스마트팩토리 로드맵 수립 이후 2021년 등대공장 선정 쾌거

로봇이 조립·운반·포장…AI는 자재관리부터 불량나사 하나까지 찾아내

“AI기반 데이터 학습으로 매일 매일 다른 공장으로”…자율형 공장 최종 목표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 전경ⓒLS일렉트릭

“결정적인 것은 알파고-이세돌 대국이었다.” LS일렉트릭이 스마트팩토리 로드맵을 수립하고 지능형 공장에 이어 자율형 공장까지 속도를 내게 된 계기였다. 2012년 독일이 도입한 ICT(정보통신기술) 중심의 ‘인더스트리 4.0’에 뒤이은 2016년 ‘AI 알파고-이세돌 9단 승부’는 제조 전영역의 AI(인공지능), DX(디지털전환) 대전환으로 이어질만큼의 큰 파급이었다.

LS일렉트릭은 2019년 스마트팩토리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이후 올해까지 지능형 공장(Intelligent Factory)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능형 공장은 데이터 예측 기반으로 원격 제어가 되는 공장을 말하며 2년 뒤에는 자율 운영이 되는 자율형 공장을 마련하는 것을 꿈꾼다.

이같은 노력을 인정 받아 청주사업장은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연차회의에서 ‘세계등대공장(Lighthouse Factory)’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등대공장이란 어두운 바다에 ‘등대’가 불을 비춰 배들의 길을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핵심 기술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제조업의 성과 모델을 만들어 내는 공장을 말한다.

국내에선 2019년 포스코가 처음 선정된 이후 두 번째로, 상당히 빠른 편이다. 현재 등대공장에 선정된 국내 기업은 포스코, LS일렉트릭, LS전자, 한국수자원공사, 아모레퍼시픽 등 5곳에 불과하다.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은 ▲다품종 대량 생산이 가능한 IIoT기반의 자동 설비 모델 변경 시스템 ▲자율주행 가능한 사내 물류 로봇 ▲AI 기반 실시간 자동 용접 시스템 ▲AI 기반 외관검사 시스템 ▲AI 기반 소음검사 시스템 등 스마트공장 핵심 기술이 대거 적용돼 있으며 협력회사와 원/부자재, 생산, 품질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도 활용하고 있다.

이같은 대전환 이후 청주사업장의 생산성은 60% 향상됐고 에너지소비량은 60% 절감됐다. 고객클레임은 97% 감소라는 놀라운 수치를 끌어냈다. 매출액도 LS일렉트릭 전체의 60%를 차지할만큼 성장했다.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국내 스마트 팩토리 위상을 높인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을 26일 찾았다.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 대한민국 넘어 글로벌 대표 스마트공장으로

LS일렉트릭 청주 1사업장 G동은 스마트 생산 라인이 구축돼있다.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 포장 등 전 라인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이른바 제조업 혁신의 핵심으로 꼽히는 ‘스마트 공장’이다.

G동은 LS일렉트릭의 주력 제품인 저압차단기와 개폐기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저압차단기를 생산하는 G동 1층에 들어서면 생산 라인이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다. 연간 2600만대의 산업용 차단기를 생산하는 라인으로, 자재는 정확히 1.5일 분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생산 과정은 상당 부분 자동화로 이뤄진다. 크게 부품 박스 무인운반차(AGV) 상차, 조립라인 부품 공급, 매커니즘 레이저 마킹, 과전류 시간 조정, AUX 커버 레이저 마킹, 외관 검사, 자동 적재, 박스 성형 및 포장 순이다. 마더 라인(Mother Line)을 보니 한 제품마다 고유의 ID가 부여한 뒤 다음 공정에서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다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ID를 식별해 작업을 할 수 있다보니 혼류 생산도 가능하다.

각 공정에는 LS일렉트릭을 대표하는 자동화 기기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가 설치돼 있다. 각 공정의 PLC가 상위 PC를 통해 제조실행시스템인 MES(생산관리시스템)과 연계돼 있다. MES 허브(Hub)는 각 공장과 상위 시스템 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통신중계 역할을 수행한다.

AMR이 차단기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자율적으로 운반하고 있다.ⓒLS일렉트릭

생산 라인 사이 통로에는 부품과 완성된 제품을 나르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20여 대의 무인운반차(AGV)/자율주행 이동로봇(AMR)이 눈에 띄었다. 1층은 2대 8꼴로 AMR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AMR은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자재를 공급한다.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정해진 경로 외에도 작업자나 장애물을 피해 효과적으로 움직인다. 실제로 길을 막았더니 빨간 불이 켜지며 진로를 방해하고 있다고 알렸다.

AMR 등이 이동시킨 제품들은 포장하는 라인 역시 완전 자동화돼 있다. 중량감지센서를 통해 포장의 정확도를 자동 검출하고, 커다란 포장 로봇(Robot)은 품목별로 다른, 크고 작은 상자에 일정한 간격에 맞춰 제품을 넣어 포장하고, ERP를 통해 명판정보를 받아 상자에 자동 부착까지 한다.

G동 2층은 전기회로에서 부하를 개폐하는 전자개폐기 조립 라인이다. 연간 1200만대의 제품을 생산하는 2층 역시 스마트 생산 라인이 완비돼있다. 처음 마주한 전자개폐기의 핵심 부품인 코일 권선 설비는 권선은 물론 시험과 적재를 전 자동으로 생산하고 있다.

작업자는 모니터를 통해 해당 조립라인 구석구석에 설치된 PLC로부터 온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MES를 통해 향후 생산성 개선 데이터로도 활용된다. 데이터량은 1개 라인 기준 하루 평균 50만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전 공장에 걸쳐 수집된 정보가 빅데이터로 생성·활용되는 것이다.

라인 안쪽으로 들어가니 어디선가 카메라 플래쉬(Strobe)처럼 ‘번쩍’이는 조명 빛이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완제품에 카메라 조명을 터트려서 품질을 검사하는 로봇이다. 비정형 데이터 학습해 제품 불량판정 역할을 한다.

육안으로 검사할 경우 작업자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차이를 스마트화를 통해 최소화했다. 이와 함께 진동센서로 개폐기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소음까지 수치화할 수 있어 제품 조립 이후에도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검사가 끝난 제품은 AGV, AMR이 포장라인으로 나르고, 로봇이 포장을 마무리하는 일련의 구조다.

로봇이 비전검사를 통해 저압차단기 불량여부를 확인하고 있다.ⓒLS일렉트릭
빅데이터·자율주행… 모든 공정 로봇이 담당

LS일렉트릭 청주사업장 스마트공장에는 APS(수요예측 시스템)가 적용된 유연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된다. APS는 주문부터 생산계획, 자재발주까지 자동 생산관리가 가능한 유연생산방식으로, 생산라인에 적용돼 조립-검사-포장 등 전 공정의 자동화를 구현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011년부터 약 4년간 200억원 이상 투자해 단계적으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왔다. ICT와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다품종 대량 생산은 물론 맞춤형·소량다품종 생산도 가능한, 시스템의 변혁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스마트 공장 구축을 통한 성과는 두드러진다. 먼저 생산성 측면에서 설비 대기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대신 생산량은 크게 늘었다. 저압기기 라인의 경우 38개 품목의 1일 생산량이 기존 7500대 수준에서 2만대로 확대, 생산효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에너지 사용량 역시 60% 이상 절감됐으며 불량률도 글로벌 스마트 공장 수준인 7PPM(백만분율)으로 급감했다. 필요한 작업자 수도 라인 당 절반으로 줄어 신규 사업 라인으로 재배치하는 등 경영 효율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청주사업장 고객수요 예측시스템과 일괄 자동화 라인은 자동화율 100% 수준으로 ▲기초단계 ▲중간1 단계 ▲중간2 단계 ▲고도화 단계에 이르는 공장 스마트화 4단계 가운데 중간2를 넘어 고도화 단계로 진입을 앞두고 있는 등 국내 기업 중 스마트공장 구축 우수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저압차단기를 생산하는 청주사업장 G동 스마트팩토리 라인ⓒLS일렉트릭

LS일렉트릭은 이에 그치지 않고 CPS(사이버 물리 시스템), IoT(사물인터넷)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시뮬레이션 분석에 의한 생산시스템을 최적화해 공장 스마트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스마트공장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의 ‘요트 이론’은 직원들이 스마트 공장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 요트는 평상시 바다 물결을 따라가기 때문에 추월이 힘들지만 바람만 잘 타면 역전할 기회가 온다는 것이 구 회장의 요트 이론이다. 무섭게 불고 있는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바람은 LS일렉트릭이 경쟁사 독일 지멘스, 프랑스 슈나이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솔루션 도입은 물론 CPS, IoS(Internet of Service), IoT 역량 강화를 위해 내부 전문가를 지속 양성하는 한편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기술교육과 현장 견학을 제공해 스마트 공장의 확대 보급을 꾀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생산라인의 스마트화를 통해 생산성과 에너지효율이 크게 개선됨은 물론 고객만족도 향상과 근무자의 작업환경, 편리성 증진 효과까지 얻고 있다”며 “현재 중간단계의 생산라인을 스마트공장 최고 수준인 고도화 단계로 업그레이드하는 공정 혁신을 추진 중이며, LS일렉트릭 사례가 제조업 혁신에 일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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