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머리 달린 변기’라는 엽기적 캐릭터
인비저블내러티브, 영화ㆍTV 시리즈로 제작 계획
조지아공화국의 20대 젊은이의 숏츠로 시작돼
알파세대가 이끈 최초의 주류 밈으로 꼽혀 기대↑
“유튜브 IP 산실…디지털 태생 콘텐츠 관심↑”
‘사람 머리가 달린 변기’가 할리우드 마블이나 트랜스포머와 같은 세계적 콘텐츠처럼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까.
유튜브에서 알파세대(대략 10세 이하 아동)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스키비디 토일렛(사람 머리를 가진 변기)’을 영화와 TV 시리즈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할리우드가 새로운 지식재산권(IP) 활로로 낙점한 유튜브에서 찾아낸 콘텐츠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연애 전문매체 버라이어티, 경제 매체 포브스 등에 따르면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인 인비저블내러티브의 최고경영자(CEO)인 아담 굿맨 전 파라마운트 대표는 최근 ‘스키비디 토일렛’을 영화와 TV 시리즈로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비저블내러티브는 작년에 스키비디 변기의 라이선스 사업 확장을 위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어 비디오게임, 게임 플랫폼 등과 연계한 마케팅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또 저작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팬들이 주도가 돼 스키비디 토일렛 콘넨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권장했다. 이제는 이를 궁극의 콘텐츠로 등극하는 관문인 영화, TV 시리즈까지 확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굿맨 CEO는 “유튜브가 새로운 IP의 가장 큰 산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서 “스키비디 토일렛이 (높은 콘텐츠 경쟁력으로 시리즈물마다 히트를 치는) 트랜스포머 혹은 마블 유니버스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영화 ‘트랜스포머’의 감독이자 인비저블내러티브 수석 크리에이티브 고문인 마이클 베이는 “관객은 신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갈망한다”면서 “스키비디 토일렛은 젊은 세대가 주목하는 새로운 세계이며, 저는 이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스키비디 토일렛은 조지아공화국의 알렉세이 제라시모브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만든 시리즈다. 당시 23세였던 그가 지난해 2월 7일 유튜브에 괴상하게 생긴 변기에서 머리를 내민 남자가 노래하는 11초 분량의 단편 영상을 게시한 것이 시작이다. 화장실에서 머리가 나오는 반복되는 악몽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어 여러 짧은 영상(60초 이하)에서 1~5분 분량의 미니 서사로 진화돼 70개가 넘는 에피소드가 업로드됐다. 작년 한 해에만 유튜브에서 650억 뷰 이상을 기록하며, 가장 많이 본 콘텐츠가 됐다.
스키비디 토일렛은 어둡고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에서 카메라헤드 맨(CCTV 카메라, 스피커, 텔레비전 머리를 가진 사람들)과 전쟁을 벌인다. 리더 ‘G-맨’의 명령에 따라 인류를 파괴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스키비디 변기로 변모시키려 한다.
영상에는 아무런 언어적 대화가 오가지 않는다. 대신 대부분의 성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모호한 인터넷 용어와 게임 관련 언급, 배설적 유머 등으로 가득 차 있다. 극도의 선과 악의 대결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특히 알파세대가 열광했다. 아이들에게는 아이언맨과 엘사와 같은 주류 디즈니 아이콘만큼 친숙하다. 알파세대에서 발생해 주류 밈으로 등극한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키비디 토일렛을 보여달라고 떼쓰는 등 푹 빠져 있는 현상을 ‘스키비디 토일렛 증후군’으로 명명하고 걱정하고 당황스러워했다.
포브스는 “이 영상이 널리 인기를 끈 이유는 대화가 없고, 독특한 미적 감각을 지녔으며, 제라시모브의 꾸준한 게시 일정과 유튜브 숏츠의 도입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디오 게임 영상을 연상시키는 기발한 전투 시퀀스와 함께 터무니없는 이미지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반복적인 노래 등 밈 문화의 특성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 시리즈 영상은 이미 끊임없이 리믹스돼 다른 플랫폼으로도 확산됐다. 알파세대의 인기 플랫폼인 로블록스에는 스키비디 토일렛의 세계관을 반영한 수십 개의 게임이 등재돼 있다. 가령 ‘스키비디 토일렛 타이쿤’은 단 11개월 만에 7500만 번 이상 플레이됐고, ‘스키비디 토일렛 멀티버스’는 첫해에 1000만 번 플레이 됐다.
버라이어티는 “스키비디 토일렛이 멀티플렉스, 스트리밍 서비스로 진출할 수 있다면 이는 온라인에서 관객을 모은 후 플랫폼 밖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최초의 디지털 태생의 IP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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