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수 장시온 기자 = “애가 밥도 잘 안 먹고 좋아하던 산책도 안 나가고…”
7살 푸들을 키우고 있는 김도균 씨(26·남)는 최근 반려견 상태가 좋지 않아 애를 태웠다. 김 씨는 원인을 찾기 위해 인터넷 등을 조사하다 뒤늦게서야 자기 푸들이 ‘냉방병’에 걸린 걸 알게 됐다. 반려견이 ‘냉방병’에 걸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2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장마와 폭염으로 에어컨을 자주 틀게 되면서 키우던 반려동물이 냉방병에 걸려 속을 태우는 집사들이 늘고 있다.
김민지 씨(24·여) 또한 자신이 키우던 9살짜리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가 어느 날 이유 없이 토하고 기력을 잃고 축 늘어져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다.
김 씨는 “다행히 냉방병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면서 “주기적으로 집안 공기를 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수의사분에게 들어 실천 중”이라고 털어놨다.
반려동물이 냉방병에 걸렸을 경우 △재채기 △소화불량 △차가워지는 발 △무기력증과 식욕 감퇴 △콧물 흐름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실제로 반려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에어컨 바람 탓에 냉방병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아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 영등포의 한 동물병원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간호사로부터 반려견도 냉방병에 걸릴 수 있다는 말을 듣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국의 프로 ‘집사’들은 여름철이 다가오자 반려동물의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름이 다가온 6월부터 반려동물의 냉방병을 주의해야 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강아지가 에어컨 바람 많이 쐬어도 괜찮다는 분들 많은데 사람이 냉방병에 걸리는 것처럼 아기들(반려견들)도 똑같이 걸린다”며 “더워하더라도 지나치게 틀면 독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내가 워낙 더위를 많이 타고, 반려견도 더위를 타서 에어컨을 가장 낮은 온도로 틀었다가 결국 반려견이 냉방병 진단을 받았다”며 “병원비도 약 5만 원 정도 썼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냉방병의 원인으로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한 면역력 저하, 지나치게 낮은 습도, 에어컨 필터 오염으로 인한 세균 감염을 꼽는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평소 냉방기 필터를 자주 청소하고, 방안 환기에 신경을 써야 하며, 에어컨을 틀 경우 반려동물에 이불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김지헌 한국고양이수의사 회장은 “에어컨을 틀더라도 바람이 반려동물에게 직접 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너무 덥다고 해서 에어컨을 오래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다만 “그렇다고 해서 에어컨을 아예 틀지 않는 것도 심장병을 앓고 있는 동물에게 좋지 않다”며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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