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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사용은 그린피 상승 요인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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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들의 평균 주중 그린피는 2020년 13만 4000원에서 2023년 17만 7000원으로 31.5%가 상승했고, 주말 그린피도 18만 1000원에서 22만 1000원으로 22.1% 상승했다.

골프 한 번 나갈 때 카트비, 캐디피, 간식비, 교통비 등까지 고려해야 하지만 비용의 측면에서 보면 그린피가 가장 큰 비중을 자치한다.

한편, 지난 2022년 11월부터 ‘체육시설의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국내 골프장은 회원제와 대중제에서 비회원제가 추가돼 세 가지 분류 체계로 바뀐 바 있다. 정부는 골프장 이용요금을 낮춰 골프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명분으로 골프장 분류 체계를 세분화한다고 했지만 법 개정으로 이러한 정책적 목적을 달성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현재 진행 중이라 할 수 있다.

서울 시내 주요 호텔 뷔페 가격이 코로나 전과 비교할 때 거의 50% 이상 상승한 사실이나 영화표 가액도 2020년 1만원 정도에서 현재는 1만 5000원 이상으로 50% 이상 상승하였으니, 이러한 인상률에 비교하면 국내 골프장의 그린피는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데 2023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11.59(2020년을 기준시점으로 100이라 할 때)로 11.59%가 인상했으니, 그린피가 물가로서 체감하는 상승률은 낮지 않다.

2020년 회원제 골프장의 부동산 재산세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은 합헌이라는 결정에서 과연 골프장은 더 이상 일부 특수 부유층의 전유물인 호화 사치성 시설로서 억제해야 할 대상인지가 논란이 된 바 있다.

헌법재판관 다수는 골프가 아직은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부담 없이 이용하기에는 버거운 고급 스포츠인 점을 부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골프가 비교적 안전한 스포츠로 인식되면서 신규 인구의 유입이 늘었고 골프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바 있다. 현재는 해외여행의 증가와 라운드에 들어가는 비용의 급격한 상승으로 골프산업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인카드 사용이 그린피 상승요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그런데 골프장 이용시 주요한 부담이 되는 그린피는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세제상 혜택의 확대라는 사실과 그린피가 상승했다는 사실만으로 전자가 원인이 되어 후자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 할 수 있다.

그린피를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 중에 하나가 골프장 이용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수요공급원칙의 적용일 텐데, 법인카드 사용이 이러한 골프장 이용 수요에 영향을 주는 것이어야 그린피 상승요인으로 법인카드 사용 확대를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전국 522개 골프장의 ‘2023년 연간 골프장 이용객 수’는 총 4772만 여명으로 조사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5.7% 감소한 수치이다. 더 세부적으로 보면 2023년 기준 회원제 골프장의 이용객수는 전년 대비 7.7% 감소한 데 비해, 비회원제 골프장의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회원제 골프장 수는 줄어든 데 비해, 비회원제 골프장 수는 늘어난 점도 골프장의 이용객 수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골프장 이용 공급의 변화도 그린피 가격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코스 상태, 접근성, 종업원 수, 내장객 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그린피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종전 법인의 접대비라는 말이 2024년부터 법인세법 개정으로 ‘기업업무추진비’로 바뀐 바 있다. 접대, 교제, 사례 또는 이와 유사한 목적으로 지출한 비용으로서 내국법인(사업자)이 직・간접적으로 업무관련자와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하여 지출한 금액을 접대비라 해 왔는데, 기업의 통상적 업무활동인 점을 감안하여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기업업무추진비(종전 접대비)는 회사나 사업소득자의 경비로서 지급된다는 점에서는 보통 법인소득의 손금이나 사업소득자의 필요경비에 들어가야겠지만, 우리나라 법인세와 소득세 체계에서는 기업업무추진비에 대해서는 손금 및 필요경비로 인정하는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한도를 정해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1950년대 도입된 접대비에 대한 국민적 시각은 순기능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부각되어 왔고, 1990년 후반 이후 접대비 관련 규제는 주로 접대비 인정요건 강화 및 손금산입한도의 축소 방향으로 이루어져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영업활동 지원의 차원에서 2019년부터 중소기업의 접대비 손금산입 기본한도금액을 18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인상하고 적용기한 한도를 폐지한 바 있고, 2020년부터는 해당 기본한도금액을 36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수입금액별 한도금액을 산출할 때 수입금액에 적용하는 비율을 수입금액이 100억원 이하인 경우 0.2%에서 0.3%로 상향조정했고, 국내 관광 활성화 및 소비 여건 개선을 위해 2023.6.7.부터 문화 업무추진비 손금산입 특례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전통시장 지원 강화를 위해 2024년부터 전통시장에서 지출하는 기업업무추진비를 확대한 바 있다.

접대비 손금산입 한도를 확대하는 최근의 경향뿐만이 아니라 기업업무추진비로서 용어 자체의 변경은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신용카드 미사용시 그 사용이 소명되지 않아 기업업무추진비의 손금산입시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

골프장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액이 2022년 2조 1625억원이 되었고, 그 시기 그린피가 올랐다고 해서 그린피의 결정요인이 다양한 상황에서 법인카드 사용에 대한 세제상 혜택 확대의 결과 그린피가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인카드에 대한 세제확대는 각각의 정책적 목표 때문이었고, 그린피의 합리적인 가격조정을 통해 골프업계의 상생의 필요성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 원인을 법인카드 사용액의 확대로 볼 것은 아니다.

법인카드 사용이 접대비라는 용어가 기업업무추진비라는 용어로 바뀐 것에서 보듯 그 시각이 바뀌었다. 골프장 이용자의 편의성을 좀 더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비용절감 노력차원이나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의 합리적인 개정이 병행될 문제라 할 것이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글 /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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