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나는 이 역할(세컨드 젠틀맨)을 맡은 첫 번째 남자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백악관 전기에서 더글러스 엠호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59)이 민주당 정식 대선 후보가 돼 11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미(美) 최초 ‘퍼스트 젠틀맨'(대통령 남편)이 되는 남자가 있다. 주인공은 이미 미국 최초 ‘세컨드 젠틀맨'(부통령 남편)인 남자, 해리스 부통령의 동갑내기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이다.
미국 안팎에선 엠호프가 ‘세컨드 젠틀맨’에 이어 ‘퍼스트 젠틀맨’의 물꼬도 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엠호프는 1964년 10월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계 미국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16세 때 부모님, 두 명의 형제와 함께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했고, 1987년 노스리지 소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법학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영화 프로듀서였던 첫째 부인(커스틴 엠호프)과 결혼을 했지만 혼인한 지 16년 만에 이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두 자녀 콜(29)과 엘라(25)가 남았다.
엠호프는 이후 2013년 ‘운명의 짝’을 만난다. 당시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이던 해리스 부통령을 만난 것이다. 두 사람 모두를 알고 지내던 지인의 소개였다.
해리스 부통령에 따르면 엠호프는 첫 만남 이후 다음날 아침, 해리스 부통령에게 본인이 앞으로 만남이 가능한 몇 달간의 날짜 목록을 정리해 이메일로 보내왔다고 한다. 엠호프는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잘 될 수 있는지 보고 싶다.” 엠호프는 지난 5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당시 “첫눈에 반했다”고 말했다.
엠호프는 해리스 부통령과 2014년 8월 22일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해리스 부통령의 여동생인 마야가 주례를 맡았다. 해리스 부통령의 첫 번째 결혼이자, 엠호프의 두 번째 결혼이었다.
두 사람은 결혼식에서 인도계(해리스)와 유대계(엠호프)란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엠호프는 인도식 화환을 목에 두르고 해리스 부통령은 발로 유리잔을 깼다고 한다. 올해 8월 두 사람은 결혼 10주년을 맞이한다.
엠호프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 두 개(개인·부통령 남편)를 살펴보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사랑꾼’ 면모가 물씬 묻어난다. 해리스 부통령을 소중히 끌어안고 있는 사진이 게재돼 있거나 그녀를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워주는 식의 말들이 그의 X에 담겨있다.
엠호프는 30년 넘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지적 재산권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그는 LA에서 변호사로서 다양한 업적을 쌓으며 승승장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엠호프는 해리스 부통령이 2016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돼 워싱턴DC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자 과감히 워싱턴DC로 이주하는 길을 택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부통령으로 오르면서는 이해 상충 문제를 고려해 연봉 수백만 달러를 받던 로펌 파트너 자리를 그만뒀다. 이후에는 조지타운대 법학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것으로 행로를 바꿨다.
엠호프는 2022년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택으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축하 친서를 전하기 위해 방한(訪韓)한 적이 있다. 당시 엠호프는 한 한국 매체와 인터뷰를 했는데, 이때 그는 “부인을 포함해 모든 여성이 자신의 일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올려주는 것은 남자다운 일이기도 하다”고 말한 바 있다.
유대계인 엠호프는 세컨드 젠틀맨을 지내며 반(反)유대주의자들에게 대항하는 정부의 노력을 증진시키는 역할 등을 해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고 나서자, 엠호프는 “그게 그가 가진 전부인가”라고 받아치는 등 거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체적으로는 부인인 해리스 부통령을 무척 위하며, 유쾌한 사람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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