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GDP 대비 1.5%, OECD 평균 되려면 12조 더 써야
정부가 저출생에 수십조 원을 쓰고 있다며 마치 돈을 많이 투입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는 복지 선진국에 절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OECD에 따르면 저출생 예산이라고 볼 수 있는 사회복지지출(SOCX)의 하위 항목인 가족관련지출(family benefits)을 보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020년 기준 1.5%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은 2019년 기준으로 2.1%(한국은 2019년 1.4%)였다.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덴마크는 3%가 넘는다. 우리나라보다 지출이 적은 나라는 코스타리카, 멕시코, 포르투갈, 튀르키예 정도다.
OECD가 분류하는 가족관련지출엔 아동수당, 양육수당, 어린이집과 유치원 보육비 바우처, 기타 보육과 아동보호서비스 등 진짜 저출생 관련 지출만 포함된다.
저출생을 돈으로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정부가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돈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셈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저출생 예산은 2006년 2조1000억 원으로 시작해 지난해 48조2000억 원까지 총 380조 원 규모가 투입됐다.
OECD와 비교하기 쉽게 2020년 저출생 예산을 보면 44조4000억 원이 쓰였는데 우리나라 GDP가 약 2000조 원이라고 보면 OECD 기준 1.5%면 30조 원이다. 14조4000억 원이 저출생이 아닌 다른 곳에 쓰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저출생 예산은 안전한 어린이 교통환경 조성, 청년의 기술창업 활성화, 직장 내 성희롱 대응 방안,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예방 등 실질적으로 저출생과 관련이 없는 사업도 다수 포함된다.
그렇다 보니 합계 출산율은 2006년 1.13명에서 2023년 0.72명으로 오히려 곤두박질쳤다.
한국이 저출생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돈만 써서는 안 되지만 적어도 OECD 평균 이상의 가족관련지출을 해야 한다.
단순 계산으로 OECD 평균인 2.1%에 맞추려면 1.5%에서 0.6%포인트(p)를 끌어올려야 한다. 약 12조 원을 더 투입해야 하고 제대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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