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방송4법’ 강행에 반발해 사흘째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필리버스터가 중단되더라도 야당이 연이어 ‘노란봉투법’, ‘민생회복지원금법’ 8월 통과를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국회가 정쟁의 늪에서 빠져나오긴 쉽지 않아 보인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의 필리버스터는 이달 29일까지 최소 96시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야당은 의석 수를 통해 하루에 법안 하나씩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4개 법안을 모두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전망이다.
필리버스터가 중단되고 방송4법이 통과된 뒤에도 정쟁의 뇌관은 줄줄이 남아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본회의를 한 차례 더 열어 노란봉투법과 민생회복지원금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 특별조치법안(민생회복지원금법)과,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 처리를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이 큰 사안인 만큼 의결을 잠정 미뤘다.
하지만 민주당은 해당 법안들의 8월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25일 “8월1일에 본회의를 열어서 노란봉투법과 민생회복지원금법을 처리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진도를 내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은 노란봉투법을 “불법 파업 조장법”으로, 민생회복지원금법도 “현금살포법”으로 규정해 ‘통과 제지’ 방침을 세운 만큼 극한 대치는 기약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여당이 두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달 25일 본회의에 두 법안이 올라올 것을 대비해 7박8일 필리버스터를 구상한 바 있다.
야당이 ‘강화된 채상병 특검법’을 즉각 발의하겠다고 한 점도 정쟁의 씨앗으로 자리잡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 요구한 ‘채상병특검법’ 재표결이 25일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해 여당을 비난하면서 특검법을 즉각 재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직무대행은 26일 “국민의힘이 해병대원 특검법 처리를 또다시 발목 잡았다”며 “순직 해병의 억울한 죽음과 수사 외압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라는 주권자의 명령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보다 강화된 해병대원 특검법을 즉각 발의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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