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있는 한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 수술을 세 차례 받은 20대 중국인이 숨졌습니다. 유족은 의료진을 고소했고, 경찰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계획입니다.
이현정 기자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영정 속 젊은 여성, 29살 중국인 황몽림 씨입니다.
지난해 11월 입국한 황 씨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입국 다음 날부터 2주간 복부, 팔, 허벅지 순서로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수술 후 통증을 느낀 황 씨는 특히 세 번째 수술 다음 날, 수술 부위 통증 때문에 거동조차 어렵게 느껴지자 병원으로 가 입원을 요구했습니다.
병원 측은 회복실에서 얼음찜질 후 항생제 주사를 놔줬고, 의료진은 밤 10시쯤에 황 씨와 간병인만 놔둔 채 퇴근했다고 황 씨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날 회복실에서 밤을 보낸 황 씨는 상태가 나빠져 간병인의 119 신고로 다음 날 대학병원에 옮겨졌습니다.
황 씨는 대학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상처 부위 감염으로 근육이 썩는 괴사성 근막염이 패혈증으로 악화됐고, 한 달 넘게 사경을 헤매다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임종 직전 의식을 회복해 한 말이 “너무 아프다”였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황전근/고 황몽림 씨 아버지 :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서 법적 대응을 할 겁니다.]
성형외과 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정은/유족 측 변호사 : (고인이) 상당한 고통을 해당 병원의 의사에게 호소했음에도 적절한 치료나 대형병원으로의 이송 없이, 결국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마저 해당 병원이 막았다고밖에.]
경찰은 모레 황 씨의 부검을 진행하고, 수술실 CCTV 유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SBS는 수술을 진행한 성형외과에 직접 찾아갔고 전화로도 입장을 물었지만, 병원 측은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다만 병원이 유족 측에 제출한 의무 기록에는 황 씨가 세 번째 수술을 받은 다음 날 병원 측이 적절하게 치료한 후 증세가 호전됐고, 염증 확인차 혈액 검사를 하려 했으나 환자가 협조하지 않아 채혈이 지연됐다고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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