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행사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의 혁명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파리 지역은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동안 2인승 전기 플라잉 택시 ‘2X’를 운영할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의 스타트업 볼로콥터(Volocopter)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최근 프랑스 정부의 시험 운행 승인을 받으면서 세계 최초의 상업용 플라잉 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이는 본격적인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시대를 개막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전세계 모빌리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디르크 호케 볼로콥터 CEO는 지난해 6월 미국 언론 NBC와의 인터뷰에서 “파리올림픽은 사람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며 “20년 후 사람들이 돌아보면 이것이 혁명의 시작이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 말이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200조 시장 UAM,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 쇼 2025’에서 청사진 제시
UAM은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를 이용해 도시 내 단거리 항공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교통 체계를 말한다. 이 같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은 세계 최대 모빌리티 박람회인 ‘IAA 뮌헨 모빌리티 쇼’ 등에서 지속적으로 소개되어 왔다. 2025년 9월 개최되는 IAA 모빌리티 쇼에서는 UAM을 비롯해 자율주행차, AI 기반 차량 시스템 등 혁신적인 기술들을 또 한 번 선보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UAM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초기에는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인해 짧은 거리 운행과 높은 비용이 예상되지만 지속적인 기술 발전으로 점차 대중화될 것 이라는게 중론이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세계 UAM 시장 규모는 현재 약 2조원 수준이며 2035년 약 20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상과 공중 잇는 ‘끊김 없는’ 이동 경험, 도시 교통 패러다임 바꾼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모바일 전자 호출 서비스인 ‘e-헤일링’ 서비스의 급성장을 언급하며 향후 UAM과의 시너지에 주목했다.
실제 e-헤일링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502억7100만 달러(약 70조원)를 기록한 이래 연평균 22.84%씩 급성장, 2028년이면 2100억 달러(약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플라잉 택시가 이 시장의 일부를 차지하게 되면 수백억 달러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헤일링과 UAM의 결합은 단순한 시장 규모의 확대를 넘어 도시 교통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e-헤일링 서비스가 제공하는 편리성과 접근성에 UAM의 속도와 효율성이 더해지면 이용자들은 지상과 공중을 아우르는 ‘끊김 없는’ 이동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는 하나의 앱을 통해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경로를 선택할 수 있게 되며 이 과정에서 지상 택시와 플라잉 택시를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다. 또한 현재 e-헤일링 서비스가 가진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UAM과 결합하면 더욱 정교한 수요 예측과 노선 최적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대도시의 교통 체증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늘을 나는 택시, 파리 이어 2028년 LA 올림픽까지 수천대 운영 전망
현재 주요 eVTOL 제조사로는 미국 조비와 아처 에비에이션, 독일 볼로콥터, 프랑스 에어버스,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중국 이항홀딩스 등이 꼽힌다. 이중 미국과 독일의 기업들이 가장 앞서 있는 상태다. 파리올림픽에서 직접 시연하기로 한 볼로콥터 외에도 미국의 아처 에비에이션은 최근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플라잉 택시 상용 서비스에 필요한 인증을 마치는 등 내년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빌리 놀렌 아처 에비에이션 최고 안전 책임자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수백, 수천 대의 eVTOL이 운영될 것”이라며 “이용자들은 집 근처의 수직 이착륙장에서 간단한 절차를 거쳐 현재의 택시처럼 쉽게 플라잉 택시에 탑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이 실현된다면 UAM으로 150~250km 반경 내 어디든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아처가 책정한 이용 금액은 마일당 3.30달러(약 4600원)다. 다만 완전 자율 비행에 대해서는 기술적 준비와 더불어 대중의 수용성, 책임 소재 등의 문제로 2030년대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올림픽의 플라잉 택시는 이 같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각종 스포츠와 더불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숨겨져 있는 셈이다.
구교현 기자 ky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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