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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외국인 관광객 들어오자 살아나는 서촌… “구역별로 특색 갖춰 내국인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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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서촌 인근 상가 거리. 평일 오후였지만 한복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저녁 시간대에 다시 서촌 거리로 나갔을 때는 직장인들이 서촌마을 인근 음식점, 술집 등으로 몰리고 있었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기존 외국인이 몰리는 상권으로 꼽혔던 명동과 함께 서촌도 상권 활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촌 인근 상권에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 /방재혁 기자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촌 인근 상권에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 /방재혁 기자

한국부동산원 상가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시절인 지난 2022년 1분기 서촌이 포함된 광화문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 12.7%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0%를 기록하면서 공실을 대부분 회복했다. 1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16.6%를 기록하면서 2022년 1분기(18.1%)보다 1.5%p 줄었다.

서촌 상권 회복에는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의 영향이 컸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5월 방한한 외국인은 약 141만8000명으로 지난해(약 86만7000명)보다 약 63.6%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인 2022년 5월(약 17만6000명)과 비교하면 약 705.7% 증가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촌은 경복궁을 비롯해 한옥이 많아 외국인 방문이 많고 최근 레트로 상권으로 주목받아 내국인 고객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구 통의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촌이 구역별로 다양한 특색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수요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복궁과 가까운 상권은 한복 대여점들이 여럿 들어서 있는데 외국인들의 한복 대여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길 건너 서촌마을 쪽에는 음식점, 술집들에 직장인 수요가 몰리고 통인동 골목에는 MZ세대가 많이 찾는 레트로 상권, 창성동에는 패션, 뷰티 편집샵들이 있어 다양한 수요가 유입됐다”고 했다.

실제로 경복궁 맞은편 통의동~창성동 상권에는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이 거리를 걷고 있었고, 내자동~통인시장까지 이어지는 길목 상권에는 저녁 시간대가 되자 내국인 유동인구가 늘어났다.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봄철에 인파가 굉장히 많았다. 지금은 날씨가 더워서 줄어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촌 인근 상권 중 한복대여점이 모여있는 거리의 모습. /방재혁 기자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촌 인근 상권 중 한복대여점이 모여있는 거리의 모습. /방재혁 기자

엔데믹 이후 임대료가 일부 올랐지만 공실을 금방 회복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통의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 당시 임대료가 주춤하고 가격을 낮추는 경우도 많았는데 엔데믹 이후 재계약하거나 새로 임대하는 경우 임대료를 조금씩 올리는 추세”라며 “임대료가 시세보다 비싼 경우 일부 공실이 있지만 적정 가격이면 바로 계약되고 문의도 평소에 꾸준하게 들어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침체, 청와대 이전 등으로 수요에 타격이 있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통의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청와대가 용산으로 이전한 것이 상권에 도움이 될 줄 알았는데 반대로 청와대 직원 등 관련 수요가 줄면서 점심 장사를 주로 하는 식당 주인들은 울상이다”라며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MZ세대 등 특정 수요층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상권 위치가 좋고 한옥이라는 전통 요소까지 갖춰 최근 트렌드까지 잘 따라간다면 낮은 공실률을 유지할 수 있지만 상권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촌은 관광지의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지만 상권을 형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부분들이 있다”며 “업종에 대한 제한도 있고 개발을 통해 고층 건물이 새롭게 들어서는 것들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권의 확장 또는 상권의 변화가 나타나기에는 제한적이다. 경복궁 등 관광을 마치고 종로, 명동, 익선동 등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 관광객이 회복되면 어느 정도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활성화 정도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서촌은 한옥 주거지 관리를 위해 지난 2010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한옥을 보전해야 할 구역(한옥지정구역·한옥권장구역), 일반적으로 관리해야 할 구역, 가로구역 등으로 특성을 차등화해 높이와 용도를 관리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구역별로 도입할 수 있는 용도를 지정하고 프랜차이즈 업종의 설치를 부분적으로 제한했다. 현재 서촌에서는 큰 길가에만 프랜차이즈 입점을 허용하고 있고, 골목길은 지역 상권만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을 비롯해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 /방재혁 기자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을 비롯해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 /방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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