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지난 2일 종가 8만100원을 기록했지만 3일 7만8600원으로 마감해 8만원대가 무너진 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7만1400원, 25일엔 7만원으로 거래를 마무리해 7만원선까지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3월8일 16만1200원으로 장을 마친 것과 비교하면 뼈아프다.
이러한 하락세는 김범수 창업주를 향한 검찰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본격화됐다. 작년 말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은 이미 구속됐지만 김 창업주는 상대적으로 검찰 수사선상에서 벗어난 듯했다. 하지만 지난 9일 20시간이 넘는 검찰 소환 조사를 받다 23일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전격 구속됐다.
에스엠은 카카오 사법리스크와 연결된 탓에 매각설까지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해 에스엠을 인수하면서 1조2000억원을 썼지만 김 창업주가 구속되는 데 연관된 터라 한식구로 지내기 껄끄러운 까닭이다. 카카오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문어발식 확장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는 목적도 있다.
당초 카카오가 꿈꾸던 세계 공략은 요원해진 상황이다. 카카오는 당초 에스엠을 사들여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꾀했다.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웹툰-웹소설-음원-영상-공연을 아우르는 지식재산권(IP)의 발굴과 확장을 구상했다.
이에 2023년 8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아메리카, SM엔터USA를 합쳐 카카오엔터 북미법인을 탄생시켰다. 소속 아티스트의 음원 발매, 공연, 방송 등 현지 활동을 지원할 이유에서다.
카카오는 에스엠 매각에 대해서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며 함구하고 있지만 투자은행(IB)업계는 카카오가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에스엠을 팔 수 있다는 전망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그룹의 중요한 의사결정권자가 사라진 마당에 계열사들의 인수합병(M&A)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사법 리스크를 덜기 위한 그룹 쇄신 차원에서 추진될 수 있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에스엠의 성장성도 의문이다. 에스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01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을 기록,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7.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9%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2분기 역시 전망이 어둡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4.7% 증가한 2512억원, 영업이익은 16.8% 감소한 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역성장하며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에스엠은 이제 카카오에게 있어 단순히 사업만 생각하고 협력할 수 없는 존재”라면서 “에스엠 자체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으면 모를까 엔터 사업 자체가 부진한 상황에서 카카오에게 사법 리스크 극복이 우선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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