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생대응수석실을 신설하고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를 신임 수석으로 임명했다. 지난 5월 저출생 수석실 신설을 지시한 뒤 약 두 달여 만이다. 지난 6월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저출생 문제 해소에 힘을 싣고 있는 윤 대통령의 저출생 정책 드라이브가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 저출생대응수석 가동… ‘저출생 대책’ 속도낼까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신설되는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에 유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유 교수는 뉴욕 주립대 조교수 겸 인적자본센터 연구원을 거친 뒤 한양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한국은행 출신으로서 금융정책 등 거시경제 전문가로 평가된다.
거시경제 전문가이지만 저출생 문제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는 점은 인선의 주된 이유가 됐다. 정 실장은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의 여러 원인과 해법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해 왔다”며 “연구 활동과 함께 언론 기고를 통해서 저출생 문제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진단하며 제언해 왔다”고 했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는 초등학생을 키우는 워킹맘으로 육아와 일의 병행에 따른 현실적 고충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저출생 수석실 설치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저출생 문제가 경제와 안보 등 우리 사회 전반의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의 존립까지도 위협하는 상황에서 이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대통령실에서 저출생대응수석실을 설치해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며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고 만족하는 정책을 내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이날 소감에서 “출산율 하락 속도를 늦추고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 정책뿐 아니라 우리 경제 사회의 구체적 변화를 요구하는 과제들도 과감히 발굴하고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구 구조의 변화는 경제, 성장, 재정, 고용, 교육, 복지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이 큰 만큼 여러 부처와의 소통과 준비에도 적극 애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과 함께 설치를 약속한 인구전략기획부 추진에도 힘을 싣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인구부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부총리급인 인구전략기획부장관에게 저출생 예산에 대한 사전심의 권한 등을 부여하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다.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아 교육, 노동 복지를 비롯한 사회 정책을 아우르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 위기’를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지자체에 대한 적극 지원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도청에서 제7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고 “지자체가 지역의 사정에 맞게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권한과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국무위원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은 진정한 지방시대를 여는 것이 저출생 극복의 길임을 명심하고 지방에 대한 과감한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을 적극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저출생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양립, 양육, 주거의 3대 핵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임기 내 50% 수준으로 올리고, 육아휴직 급여를 대폭 인상하는 등 구체적 방안도 이미 내놓았다. 당장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 신설은 이러한 윤 대통령의 정책 드라이브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유 교수는 이날 “저는 제가 교수이기도 했고 남편도 교수직을 갖고 있다 보니 시간을 조금 더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축복받은 환경이었다”며 “이런 부분들이 우리 경제 전체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는 것이라든지 노동시장의 유연성 부분을 정책 제안하고 발굴할 때 열심히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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