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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극의 얼음, 젊은 과학도 가슴에 불을 질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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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취임한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1992년 남극월동연구대원, 2011년 제24차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대장으로 근무하는 등 약 30년의 시간 동안 우리나라 극지연구를 이끌었다./ 사진=김두완 기자
지난해 12월 취임한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1992년 남극월동연구대원, 2011년 제24차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대장으로 근무하는 등 약 30년의 시간 동안 우리나라 극지연구를 이끌었다./ 사진=김두완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오랜 시간 수많은 연구자들과 탐험가들이 지구 끝단 극지(極地) ‘남극’과 ‘북극’ 정복에 도전했다. 그들의 노력이 있어 우리는 빙하 깊은 곳에 잠든 지구의 비밀에 한발 다가갈 수 있었다. 최초로 남극점을 정복한 로알 아문센은 “우리는 폭풍과 안개를 뚫고 나아가 극지의 지식을 넓힌 최초의 탐험가들을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얼어붙은 지식의 금고’를 열기 위해 설원 위에 남겨진 발자국들 중엔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것도 있다. 그 중심에는 ‘극지연구소(KOPRI)’가 있다. 극지연구소의 전신은 1987년 3월 설립된 한국해양연구소 극지연구센터다. 1988년엔 한국 최초의 극지연구기지인 ‘남극세종과학기지’를 준공했다. 이후 2004년 한국해양연구원(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기관으로 독립했다.

극지연구소는 올해로 스무 살 생일을 맞이했다. 사람으로 치면 ‘성인’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극지·해양과학연구에서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해졌다. 특히 최근 지구 온난화를 직격으로 맞은 극지는 기후위기연구의 최전선에 있다. 따라서 극지연구소는 이제 단순한 기초과학연구기관을 넘어 인류 생존 연구의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됐다.

이 중요한 시기, 새 수장 자리에 앉은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신형철 소장은 1992년 남극월동연구대원, 2011년 제24차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대장으로 근무하는 등 약 30년의 시간 동안 우리나라 극지연구를 이끌었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극지연구소 20주년을 맞아 한국 극지연구의 미래와 혁신 방향을 신형철 소장에 물었다.

신형철 소장이 극지 연구에 발을 딛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대학교에서 해양학 전공 석사학위를 받은 후 극지연구소의 전신인 해양연구원 극지연구센터 계약직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그러던 중 1년간 실제 극지에 다녀오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이는 신형철 소장의 인생 전환점이 됐다./ 김두완 기자
신형철 소장이 극지 연구에 발을 딛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대학교에서 해양학 전공 석사학위를 받은 후 극지연구소의 전신인 해양연구원 극지연구센터 계약직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그러던 중 1년간 실제 극지에 다녀오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이는 신형철 소장의 인생 전환점이 됐다./ 김두완 기자

-극지연구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극지는 우리가 남극과 북극이라 불리는 지구의 양 끝단이다. 이곳 대기와 해양, 토양에는 수백만 년에 걸쳐 지구의 역사와 자원이 축적돼 있다. 따라서 극지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과학적 가치와 기술을 찾는 것은 모든 과학자들의 사명이다. 극지연구소는 그 사명을 담아 연구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더 나아가 극지연구소는 우리나라 연구기관과 기업을 포함 민간 연구자들이 극지에서 산학연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무대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극지과학기지와 쇄빙연구선 같은 주요 연구 기반시설을 운영한다. 또한 남극조약, 북극이사회와 같은 극지 관련 거버넌스 담론장에서 우리 정보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대국민 극지 홍보, 과학문화 전파 등과 같은 임무도 함께 수행 중이다.”

-극지와 첫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다면. 

“극지 연구에 발을 딛게 된 것은 1991년이었다. 해양학을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받은 후 극지연구소의 전신인 해양연구원 극지연구센터 계약직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그러던 중 1년간 실제 극지에 다녀오는 것은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남극세종과학기지 월동대에 지원해보라는 이야기였다. 이에 1992년 ‘남극세종과학기지 제5차월동연구대’에 해양생물 연구대원으로 참여하게 됐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공인 해양학 연구 활동의 연장이자 좋은 경험을 위한 도전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얼어붙은 대지에 발을 딛는 순간 인생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기지 앞을 흘러가는 유빙과 밤하늘을 뒤덮은 별들, 펭귄을 비롯한 수많은 해양 생물들에 매료됐다. 뿐만 아니라 고립된 환경에서의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고독으로부터도 깨달음을 얻는 인생자산이 됐다. 극지연구가 인생의 중요한 목표가 됐고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02년 정식으로 극지연구소에서 일을 하게 됐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월동연구대장도 역임하셨다고.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월동연구대장으로 근무한 것은 2011년이다. 사실 월동연구대장은 연구에 몰두한다기보다 말 그대로 기지 운영 전반을 보살피는 임무이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연구대원들이 체류하는 남극하계기간은 약 12월부터 2월까지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월동연구대는 하계연구대원이 원활하고 안전하게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겨울인 동계기간 동안에는 남극과학기지 시설장비가 잘 유지되고 각종 관측장비가 정상가동되도록 관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남극은 현대문명의 혜택 속에서도 여전히 외부와 고립된 곳이다.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고립감과 고독에 빠질 수도 있다. 이에 월동연구대장은 1년간 남극에 함께 지내는 월동연구대원이 한 팀으로써 저마다의 역할을 잘 해내고 어려운 환경을 함께 이겨나도록 독려하는 역할도 맡는다.”

신형철 소장의 중점 연구 분야는 ‘남극크릴새우’다. 극에 서식하는 고래와 어류, 펭귄 등은 모두 크릴새우가 주식이다. 때문에 크릴새우는 차가운 남극의 해수에 포함된 높은 영양염이 식물플랑크톤을 넘어 극지에 서식하는 많은 동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그린피스
신형철 소장의 중점 연구 분야는 ‘남극크릴새우’다. 극에 서식하는 고래와 어류, 펭귄 등은 모두 크릴새우가 주식이다. 때문에 크릴새우는 차가운 남극의 해수에 포함된 높은 영양염이 식물플랑크톤을 넘어 극지에 서식하는 많은 동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그린피스

-여러 분야 중 ‘남극크릴새우’ 연구에 일가견이 있으신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남극월동과학기지에서 1년을 보낸 후 호주 태즈매니아 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박사 학위 과정 동안 연구에 푹 빠지게 된 생물이 바로 ‘남극크릴새우’였다. 이 새우 연구로 해양생태학 박사 학위도 받게 됐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우리는 아는 새우와는 겉모습이 조금 다르지만 크릴새우는 흔히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에 나오는 갑각류이다. 전 세계적으로 85종이 알려져있고 남극크릴은 5-6센티미터 크기까지 자라며 식물플랑크톤을 주된 먹이로 삼는다.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분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개체수도 엄청나 남극해양생태계의 먹이그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극에 서식하는 고래와 어류, 펭귄 등은 모두 크릴새우가 주식이다. 때문에 크릴새우는 차가운 남극 바닷물 속에 탄수화물 형태로 고정된 햇빛에너지가 식물플랑크톤을 넘어 많은 대형동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극한 온도에서 남극만의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해주는 기반인 셈이다.”

-크릴새우 남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크릴새우는 일부 지역에서 식품, 양식장 사료, 낚시 미끼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풍부한 영양가와 많은 개체수를 보유해 미래 식량자원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생물이기도 하다. 남극의 고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크릴새우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크릴새우를 자원화하려는 기대도 높아졌다. 이에 크릴새우를 이용한 크릴오일, 오메가 등 건강보조식품 등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조업 확대까지 이뤄지며 크릴자원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학계 보고도 나온다. 우리가 남극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도 남극해에서 시험 조업이 계기였다. 따라서 크릴새우 개체수를 보존하기 위한 과학적 연구와 합리적 수확은 필수이다. 남극은 국제사회가 개발을 제한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고자 합의한 지구의 마지막 창고와 같다. 지구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남극 생태계의 현황을 잘 이해해야 한다. 이를 보전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가 절제하고 조심해야할 것이다.”

남극세종과학기지가 위치한 곳은 남극반도다. 이곳은 남극 내륙과 문명사회의 중간 지점이다. 때문에 인간 활동이 남극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극지연구소
남극세종과학기지가 위치한 곳은 남극반도다. 이곳은 남극 내륙과 문명사회의 중간 지점이다. 때문에 인간 활동이 남극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극지연구소

-극지연구소는 기후위기 연구 최전선에 있다. 중점 연구 분야가 있다면.

“남극세종과학기지가 위치한 곳은 남극반도다. 이곳은 남극 내륙과 문명사회의 중간 지점이다. 때문에 인간 활동이 남극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극지연구자들이 남극세종과학기지가 있는 킹조지섬을 ‘남극의 번화가’라 부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기후변화현상이 가장 극적으로 펼쳐지고 인간활동의 영향이 가장 큰 공간이기도 하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는 ‘세계기상기구(WMO) 지구대기감시(GAW) 프로그램’에 등록된 기후변화 관측소도 위치하고 있다. 남극에서 일어나는 기후변화를 감지하는 기초적인 기상학적 자료를 국제사회에 제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군 변화 연구에도 특화됐다. 세종기지 연구자들은 남극특별보호구역인 ‘펭귄마을(ASPA 171, 나레브스키포인트)’에서 펭귄들의 식생을 연구하면서 남극 환경변화에 따른 토착 지표종의 변화를 관찰 중이다. 아울러 생태계 교란종인 외래종 감시 연구도 함께 수행한다. 실제로 최근엔 기후변화로 남극온도가 올라가면서 각다귀 등 유입종이 번식할 수 있다는 관찰 결과도 얻은 바 있다.”

-남극의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산·학·연 협력을 통해 온난화에 따른 남극 생태계 변화 모니터링과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조사 중이다. 지난해에는 서울대 등 연구팀과 남극세종과학기지 인근에 서식하는 젠투펭귄 사체를 조사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버려진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에서 침식돼 미세플라스틱이 된 후, 이를 먹은 펭귄의 몸에서 검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육지의 플라스틱 문제가 해양 오염을 넘어 남극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단적인 예다. 이에 극지연구소는 앞으로 남극 기후위기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요인의 환경오염현황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다학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극지연구소 ‘K루트 탐사대’는 지난해 12월 31일 내륙기지 후보지에 도착했다. 
극지연구소 ‘K루트 탐사대’는 지난해 12월 31일 내륙기지 후보지에 도착했다. 

-새로운 남극 내륙 진출로 확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아는데.

“지난해 12월 31일 ‘K루트 탐사대’는 내륙기지 후보지에 도착했다. 세계 7번째로 독자적인 남극 내륙 진출 육상로인 K루트 2,215km를 개척한 순간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첫 남극 내륙 진출로 탐사를 시작했다. 이는 우리가 극지연구 선도국가들만 도전할 수 있었던 남극 내륙연구 도전의 기회를 얻었음을 의미한다. 극지연구소는 개척한 K-루트를 기반으로 한국형 내륙 연구 거점도 구축할 계획이고 ‘심부빙하 시추’, ‘블루아이스 연구’, ‘천문·우주 관측 거점’이 주요 역점 연구가 될 것이다. 특히 3,000m급 심부빙하 시추 거점은 100만년 지구 역사를 캐는 보물창고다. 이를 통해 극지 과학연구 선진국가로써 진입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극지연구소는 내륙형 연구 기지의 구축을 오는 2030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극지 연구의 정책적 지원 역할도 맡고 있다고.

“극지연구소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우리나라 과학연구현장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대표적 성과로는 ‘중앙 북극해 공해상 비규제 어업 방지 협정(CAOFA)’의 타결과 이행논의에 대한 주도적 참여를 꼽을 수 있다. CAOFA는 북극해 공해상 불법 조업 방지 및 해양생물자원 공동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국제 협정이다. △미국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극해 연안 5개국과 비연안 5개국 △우리나라 △중국 △일본 △아이슬란드 △유럽연합 비연안 5개국이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북극권 국가가 아님에도 국제협상이 시작되는 단계에서부터 참여해 원초서명국이 됐다. 그간 극지연구소의 북극 연구활동 수행성과가 국제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인정받은 덕분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난 3년간 당사국총회를 세 차례나 연속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신형철 소장은
신형철 소장은 “3년 극지연구소를 이끌게 된 기관장으로서 ‘공을 세우는 것보단 덕을 쌓는 마음’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두완 기자

-국내 다양한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도 진행 중인데.

“극지연구소는 기초과학연구뿐만 아니라 산·학·연 융복합 연구 수행도 중점 운영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은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발굴하는데 필수다. 응용기술연구는 사실 극지연구소만의 노력으로 모든 것을 해내긴 어렵다. 뿐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도 극한의 환경인 극지에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이 국제적 문제로 떠오르는 현 시점에선 더더욱 그렇다. 가장 최근 사례로 가전회사와의 협력을 꼽을 수 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항균 소재를 극지 현장에서 성능 검증하고자 했다. 이 소재는 유리섬유를 이용, 세제를 쓰지 않고도 세탁할 수 있는 소재다. LG전자는 이 소재를 테스트하기에 가장 상징적이고 최적인 장소가 남극이라고 생각했고 극지연구소와 협력하게 됐다. 이런 협력 실증 사업을 통해 한국 기업의 유망 기술 발전과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올해 국가 R&D 감축 여파가 있을 듯하다.

“올해 R&D 예산 감축은 극지연구소 뿐 아니라 모든 연구기관들이 겪은 일이다. 구체적인 감축 수치는 약 20% 전후가 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주어진 예산 속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극지연구는 필수 인프라 운영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삭감하기 어려운 경직성 고정비용이 필수다. 따라서 올해는 어려운 시간을 넘기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아쉽지만 올해는 필수불가결한 인프라 비용은 최대한 유지하되 상대적으로 덜 시급하거나 연기가 가능한 연구 분야의 지출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대응 방안은 극지 연구의 중요성을 이해시키고 널리 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분야의 경우 기술 활용 방안 및 필요성을 알려 연구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극지연구 역시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연구를 창안하고 과학자들이 다시 결집해야한다. 이를 통해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외부 요인에 의한 타격을 더 융통성 있게 흡수할 수 있는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예산을 신청하면서 안정적인 예산 확보 효과를 내고자 한다.”

-극지연구소는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 앞으로의 20년을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인간에 있어서 스무 살은 ‘성년’을 의미한다. 그간 잘 자랐다는 뜻도 있지만 동시에 앞으로 사회적 책임도 더욱 커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극지연구소 역시 마찬가지다. 그간 극지연구소는 수많은 선배 극지인들의 헌신과 노력, 국민들의 성원 덕분에 우수한 연구성과를 이끌어내고 국제사회에 우리나라 과학의 위상을 높였다. 이 성과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 시점이 다가왔음을 알려주는 신호다. 이에 앞으로 다가올 20년 후의 극지연구소를 위한 기반을 만들고 싶다. 농부는 땅을 개간해 비옥하게 만드는 데 긴 세월이 필요하다. 물론 그 수확의 기쁨을 당대에 누릴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아들, 손자는 훗날 농부가 가꾼 토지에서 수확의 기쁨을 누릴 것이다. 과학연구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 3년 극지연구소를 이끌게 된 기관장으로서 ‘공을 세우는 것보다 덕을 쌓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성과에 목매는 것이 아닌 10년 뒤, 혹은 더 먼 미래를 위한 주춧돌을 놓고자 한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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