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천=뉴스1) 이기범 이강 기자 = 세관 직원들의 마약 조직 연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 고위 간부로부터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경찰관이 2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인으로 출석해 10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경찰서 전 형사과장 A 경정을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후 A 경정은 이날 오전 0시 26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조사를 마친 직후 A 경정은 경기도 과천시 공수처 청사 1층에서 취재진과 만나 “고발 내용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서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최근 인사 발령 및 경고 통지에 대해 “의도가 있는 보복성 인사 조치”라며 “경고 조치도 부당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공수처에) 고발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고민을 했고, 공수처까지 오게 된 시간과 길이 상당히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며 “고발된 내용이 잘 정리돼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심경을 밝히는 과정에서 A 경정은 약 18초간 굳은 표정으로 침묵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오후 1시 56분쯤 공수처에 출석한 A 경정은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소명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 잘 받고 오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공수처에 어떤 자료를 제출했느냐” “폭로 이후 인사 조치와 경고 통지 받은 것에 어떤 입장이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추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A 경정은 다국적 마약 조직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필로폰을 대량 밀반입할 당시 세관 직원들이 통관절차를 눈감아줬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사건을 수사해 왔다.
그러던 지난해 10월 중간 수사 결과 언론 브리핑을 앞두고 경찰 고위 간부인 조 모 경무관으로부터 ‘관세청 관련 문구 삭제’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조 경무관은 공식 수사 지휘라인에 해당하지 않는 직위에 있었다.
현재 A 경정은 외압 의혹을 제기한 이후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발령을 받은 상태다. 이를 두고 ‘좌천성 발령’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지만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인사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또 지난 19일 경찰청장 후보자인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공보 규칙 위반 등을 이유로 A 경정에게 경고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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