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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2년 후를 목표로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나섰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원조 삼성에는 위기일까. 오히려 시장 확대의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였고 차별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최근 AI(인공지능)와 폴더블을 결합했을 때에만 가능한 실시간 번역, ‘듀얼 스크린 모드’를 공개했다. 폴더블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경험과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한 삼성의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든 기술이다. 애플이 폴더블 출시에 다가설 때 삼성은 한발 더 나간 기술로 추격을 어렵게 하는 소위 ‘초격차’ 판이 형성 되는 중으로 업계는 이해하고 있다.
24일 IT(정보기술)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026년을 목표로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나섰다. 그간 초기 구상 단계에 머물다가, 최근 부품 제작을 위해 아시아 공급업체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코드명은 ‘V68’으로, 삼성전자 ‘플립’ 시리즈와 같이 가로로 접는 조개껍데기 모양의 ‘클림셸’ 형태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참전이 가시화되면서 전체 시장 규모는 급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예상 출하량은 2520만 대로, 전년보다 38%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이 약 12억 대라는 점에서 전체 비중은 지난해 기준 1.4% 수준에 그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하는 상황에서도 상승세가 꾸준하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에 대해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은 “폴더블 시장이 니치마켓(틈새시장)에 불과해 확장이 되겠느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폴더블 경험을 고도화했다”며 “시장이 커지면 당연히 경쟁 구도도 심해지고 경쟁 속에서 더 노력해서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긍정적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애플의 폴더블 출시가 백지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간 애플은 내구성과 화면 주름 문제로 인해 폴더블 아이폰 출시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주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발굴하긴 했으나, 애플이 자체 품질기준에 충족하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린다면 폴더블 아이폰 출시 자체가 무산될 것이란 관측이다.
화면 주름 문제는 삼성전자가 이미 해결한 문제다. 현재 폴더블의 가장 큰 기술적 문제는 메인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주름이 꼽힌다. 삼성은 하반기 신제품 갤럭시Z6 시리즈의 외부 충격을 보다 분산시키기 위해 제품 제조 과정에서 ‘듀얼 레일 힌지(경첩)’ 구조를 채택했고, 펼친 화면 재질을 강화해 화면 주름을 보다 옅어지게 했다.
애플이 폴더블폰 신제품의 경쟁력을 ‘슬림화’로 잡았다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슬림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제품 Z폴드6도 전작 대비 14g 가벼워진 무게와 12.1mm의 슬림한 두께를 구현했다. 중국에서만 출시하던 더 얇은 폴더블폰 ‘심계천하’ 시리즈도 ‘갤럭시Z폴드6 슬림’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등 다른 국가에도 출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6·Z플립6 판매량은 전작인 플립5·폴드5 대비 30% 증가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매출이 2024~2028년 연평균 18% 성장률을 기록하고, 2028년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에서도 이번 시리즈 판매를 전작 대비 10%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정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식 출시하는 폴더블 신제품 갤럭시Z6 시리즈는 이미 초기 관심이 뜨겁다. 지난 10일부터 시작한 사전 판매량이 국내 시장에선 최종 91만 대로 집계됐고, 인도에선 전작보다 약 40% 늘어난 신기록을 세웠다. 이곳에서 팔린 삼성전자 폴더블폰 시리즈의 사전 판매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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