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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공사비 인상에 따른 주택사업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서울 내 ‘알짜’ 정비사업지로 평가받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도 수주 경쟁 대신 수의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6일 서초구 신반포 16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했다. 지난 4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앞서 진행됐던 1·2차 시공사 입찰에서 모두 단독으로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도 같은 날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이 단지 역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네 차례나 냈으나 결국 입찰 참여 확약서를 단독 제출한 DL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수의계약을 진행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르면 정비사업 조합은 경쟁 입찰읕 통해 시공자를 정해야 한다. 하지만 시공사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하면 유찰되며, 2회 이상 유찰되면 조합은 단독 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간 수주 경쟁이 펼쳐져야 조합 입장에서 더 나은 사업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지만, 가뜩이나 공사비가 크게 치솟은 상황인 만큼 수의계약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노른자 입지로 꼽히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도 시공사 수주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무응찰 혹은 단독 입찰에 따른 시공사 선정 유찰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던 용산구 한남5구역과 성북구 길음5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입찰은 각각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는 대우건설의 단독 응찰에 따른 유찰이 거듭되면서 대우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고 수의계약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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