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 국민 가운데 조속한 종전을 위해서는 영토를 일부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현지시간)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는 지난 5∼6월 우크라이나 국민 307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32%가 ‘가능한 빨리 평화를 달성하고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영토를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해당 설문조사는 러시아 점령지 주민과 외국으로 떠난 피란민을 제외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설문에서는 종전을 위해 영토 양보도 가능하다는 응답은 8~10%에 불과했다. 절대 다수(82~87%)가 영토 양보는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지속되면서 영토 양보가 가능하다는 응답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19%로 증가했으며, 올해 2월에는 26%, 5월에는 32%까지 늘어났다. 전쟁 초기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다만 영토를 양보하더라도 대다수가 러시아와 단절을 희망했다. 영토 양보가 가능하다는 응답자 가운데 46%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물리적 집단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친러시아적 서사를 공유할 생각이 있다는 의견에는 단 5%만 그렇다고 답변했다.
늘어났어도 영토 포기 여론은 전체 응답자의 아직 3분의 1에 불과하다. 아직까지는 영토를 양보할 수 없다는 의견이 과반수다. 응답자 가운데 영토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견은 지난해 5월 84%에서 1년새 29%p 줄어 55%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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