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지수 가파른 상승
바이든 사퇴 전후 고점 경신…시장 민감도↑
내달 초 민주당 후보 확정까지 변동성 확대
미국 대선 판도를 뒤흔드는 정치적 이슈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공포지수’도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이는 향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신호로 미 대선이 증시 변수에서 상수로 변모하는 모양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이달 들어 전날(7.1~23)까지 8.51%(16.10→17.47) 올랐다. 앞선 22일에는 18.39로 마감해 종가 기준 지난 4월25일(18.82) 이후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가격을 이용해 코스피200의 미래변동성을 측정한 지수로, 증시와 장기적으로 역의 상관성을 보여줘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린다.
증시에서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을 경우 상승하는데 올 들어 이 지수의 최고점은 총선 직후인 지난 4월17일 기록한 20.02다.
원조 공포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이달 들어 19.86%(12.44→14.91)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에는 종가 기준 16.52를 찍어 지난 4월22일(16.94) 이후 약 3개월 만에 고점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30일 간 기대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옵션의 변동성을 수치화한 것이다. 지수는 옵션 프리미엄 가격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고 주가가 급격히 떨어져야 오른다.
최근 한국과 미국의 공포지수 급등은 미국 대선 관련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두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변곡점이 발생했던 13일 이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VIX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총격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5일 5.30%(12.46→13.12) 올랐고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후 하락해 숨을 골랐다.
같은 날 VKOSPI는 0.18%(16.44→16.47) 올랐다. 이후 7거래일 중 5거래일 상승을 기록하며 고점을 높이고 있다.
양국의 변동성지수는 미 대선 관련 민감도를 키우고 있다.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를 발표했는데 VIX와 VKOSPI는 이를 전후한 19일과 22일 각각 3개월 만에 최고점을 경신했다.
증권가는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과 관련한 변수들과 피격 사건 이후 높아진 트럼프 대세론이 흔들릴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정치 관련 이슈들이 변동성 지수의 상승 압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의 경우, 올해 기업들의 호실적과 밸류업 정책 수혜로 상승한 가운데 이와 무관한 미 대선 이슈가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한 투자 전략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란 조언이 나온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와 해리슨 부통령 후보 지목으로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은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시장은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을 지속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승리 시나리오를 급히 반영한 시장이 배팅을 일부 되돌리면서 위험관리에 나섰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종 확정되는 8월 6일까지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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