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가 ‘파리 올림픽 2024’를 앞두고 들썩인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후 처음 열리는 스포츠 축제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스폰서 최상위 등급인 ‘월드와이드 파트너’ 지위를 활용해 갤럭시 마케팅에 나선다. LG전자도 올림픽 기간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해 TV 판매를 확대하며 여름 비수기와 경기 침체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리에서 선보인 갤럭시Z 시리즈 신제품 흥행에, LG전자는 OLED TV 판매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파리 올림픽을 최적의 마케팅 장소로 활용한다. 최근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을 개최한데 이어 올림픽·패럴림픽 참가 선수단 1만7000여명에게 ‘갤럭시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제공해 갤럭시 AI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각국 선수들이 갤럭시AI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고, 올림픽 시상대 위에서 셀피를 찍는 모습을 노출하며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누린다.
또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파리올림픽 개막식과 요트 경기를 ‘갤럭시S24 울트라’로 생중계한다. 손 떨림 방지 기능으로 안정적인 영상을 제공하고, 큰 카메라로 포착할 수 없는 섬세한 장면을 담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갤럭시폰에 대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꾸렸다. 올림픽 기간 파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직접 갤럭시AI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유럽 TV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에서만 판매했던 40인치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유럽에도 출시했다.
재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같은 ‘올림픽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파리 출장길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부터 올림픽을 후원하며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이 회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가족과 함께 현장을 찾은 바 있다.
LG전자도 OLED TV 마케팅을 강화하며 올림픽 특수를 정조준한다. LG전자는 국내외 시장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에선 OLED TV의 모델과 크기에 따라 300유로~1000유로까지 할인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초대형 제품군으로 갈수록 할인폭이 커진다.
LG 올레드 에보 43인치는 기존보다 300유로 할인한 1299유로에 판매 중이며, 83인치는 1000유로 할인한 4999유로에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LG전자는 5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체험 행사를 시작으로 유럽 7개국에 ‘무드업 냉장고’를 선보였다. 또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현지 문화에 맞춰 조만간 무선 연결이 가능한 ‘LG 무선 올레드 TV’,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포제’ 등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최준원 신영증권 연구원은 “잇따른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로 유럽 내 고부가 대형 OLED TV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도 330만대로 지난해보다 12%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