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떨어지는 칼날 이차전지주를 집중 매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점차 유력해지며 잠 못 드는 밤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는 이미 주가에 실적 악화, 트럼프 리스크 등이 포함된 가격이라며 반등의 시기가 왔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위권에는 이차전지주가 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SDI 1조7251억원, LG화학 1조3190억원, 엔켐 5771억원, LG에너지솔루션 5259억원, SK이노베이션 3917억원 등이다.
이차전지주는 전기차 성장 둔화, 중국 업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주가가 줄곧 내리는 상황에서도 개인은 순매수 규모를 늘렸다.
이차전지주는 이달 초만 해도 주가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3.42% 상승했다. 그러나 22~23일 이틀 동안 3.99% 하락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삼성SDI는 전날에 이어 23일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LG화학도 이날 장중 1년래 최저가에 거래됐다.
증권가는 단기 악재일 뿐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는 2016년 당선 직후 한 달 정도 작동했던 투자전략”이라며 “당시 수혜 기대 업종이었던 금융, 소재, 산업재, 에너지 업종은 대선 이후 한 달간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을 냈으나 그 이후에는 벤치마크 대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적 개선은 여전히 어렵지만 이미 현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견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에 대한 실적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지만 주가에 이미 선반영됐다”며 “실적 확인 이후 오히려 불확실성 완화·해소를 동력 삼아 반등세 전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다가올 2분기 실적 발표 기간에는 올해 하반기, 2025년 실적 전망치에 대한 하향 조정 확률도 높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주가는 펀더멘털을 선행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업황 반등의 힌트가 확인되는 지금부터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