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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쑤성 르포②] 티베트족 마을의 ‘천지개벽’…향촌진흥 모범사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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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간쑤성 린샤후이족자치주의 장미 기가 팩토리 공장 전경 공장 앞에 세워진 향촌진흥이라는 표어가 눈에 띈다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 간쑤성 린샤후이족자치주의 ‘장미 기가 팩토리 공장’ 전경. 공장 앞에 세워진 ‘향촌진흥’이라는 표어가 눈에 띈다. [사진-배인선 기자]

“2016년까지만 해도 낡아빠진 집에 살며 땔감을 태워 불을 피우고, 흙길을 마차를 타고 이동하며, 우물물을 떠 마셨어요. 하지만 이제는 천연가스로 요리와 난방을 하고, 수돗물을 이용하고, 전기차 충전소도 설치됐다.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일이죠.”

지난 17일 간쑤성 간난짱족(티베트족)자치주 허쭤시에 위치한 티베트족 마을 자라가마촌에서 만난 20대 젋은 청년의 말이다. 그는 중국 지도부의 농촌을 진흥시키자는 구호 아래 2017년 마을이 대대적으로 현대화로 변모했다고 자랑했다. 현재 총 49호 가구의 주민 235명이 사는 이 마을에서 티베트족 비중은 약 26%에 달한다. 전통 농업과 목축업에 기대 생계를 이어갔던 이곳 주민들은 현지 정부가 추진하는 티베트족 문화체험 캠핑이나 티베트족 홈스테이 같은 농촌 문화 관광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면서 살림살이도 나아졌다.  

자라가마촌은 중국 향촌진흥 프로젝트의 빙산의 일각이다. 취재진이 방문한 간쑤성 시골 마을들은 제각각 현지 주력 산업인 농업·목축업을 현대화 발전시켜 현지 주민의 소득 증대에 주력하고 있었다. 
 

스마트 목장, 유제품 공장 건설···농민 소득 증대 ‘일조’

간난은 예로부터 ‘야크우유’ 특산품으로 이름을 떨쳤다. 중국 전국 야크 우유의 약 80% 이상이 간난에서 생산된 것이다. 

취재진이 찾은 간난자치주 허쭤시 나우진에 있는 인구 150명의 겅즈디촌도 야크를 키워 생계를 이어가는 마을 중 하나다. 이들 주민 가처분소득의 45% 이상이 현재 야크 산업에서 창출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직접 야크를 키우진 않는다. 야크는 집 근처 마을 사육 합작사(경제 협동조합)에서 대신 관리하며, 주민들이 합작사에 고용되거나 혹은 합작사 수입을 배당으로 나눠갖는 구조다. 예전처럼 목초지를 옮겨 다니며 야크를 키우는 유목 생활을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현재 겅즈디촌을 비롯한 인근 여러 마을 합작사에서는 공동으로 야크 우유 판로 개척부터 야크 백신예방·착유까지 담당한다. 여러 합작사가 공동으로 현지 유제품 선두기업과의 수매 가격 협상에 나서니 농가의 발언권도 세져서 시장보다 높은 가격에 야크젖을 팔 수도 있다. 

간쑤성 간난
중국 간쑤성 간난티베트족자치주의 한 유제품 가공기업에서 판매하는 유제품. 현지 유목민으로부터 수매한 야크젖을 다양한 유제품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화링그룹은 현지 대표 유제품 선두기업이다. 화링그룹은 합작사로부터 사들인 야크젖을 우유·분유·우유사탕·우유포 등 다양한 유제품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1994년 설립된 화링그룹이 현재까지 수매한 야크젖 등 원료만 100억 위안어치가 넘는다. 간난주 현지 20개 마을의 790개 가구 5500여명 주민이 모두 화링그룹의 주주로 활동한다. 화링그룹의 매출의 약 8%는 현지 주민들에게 배당금으로 분배되는 구조다. 화링그룹은 2022년엔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은행 등으로부터 글로벌 탈빈곤 지원 모범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민융샹 화링그룹 총경리는 “기술 혁신을 통해 야크 우유의 가치를 높여 산업을 이끌고 농목민의 소득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간난자치주 샤허현에 위치한 또 다른 목장도 찾아가 봤다. 때마침 수십 마리 양떼가 울타리 안에서 뛰놀고 있다. 간난 티베트양(甘南藏羊) 품종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친환경 식품으로도 공급된 간난 지역 특산품이다. 

이 목장은 현지 국유기업인 완즈간자가 2435만 위안을 투자해 지은 간난 티베트양 사육기지에 위치한 스마트 목장이다. 스마트 목장 2곳의 면적을 합치면 총 9000㎡. 최대 1만 마리 양떼가 수용 가능한 이곳 스마트 목장엔 양떼 전용 자동 배변·세척판, 자동 통풍·온도 조절기와 식수대·사료대 등을 갖췄다. 이곳에선 현지 유목민이 키우던 양떼를 체계적으로 사육되고 있다. 

특히 양마다 귀 부분에 주황색 태그를 차고 있는 게 눈에 띈다. 관리자는 “양이 하루에 얼마나 사료를 먹었는지, 얼마나 운동했는지, 백신을 접종했는지 등 건강을 관리하는 스마트 태그”라고 설명했다. 양의 출생부터 도축까지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소비자는 이를 통해 양고기의 이력도 추적할 수 있다고 했다. 스마트 농장에서 사육된 간난 티베트 양은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팔리며, 매출의 일부는 농민들이 나눠갖는다. 

중국 간쑤성 간난타베트족자치주 스마트 양떼 목장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 간쑤성 간난타베트족자치주 스마트 양떼 목장. [사진=배인선 기자]

 

자동화 공정은 30%만···현지 일자리 창출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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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간쑤성 린샤후이족자치주 ‘장미 기가 팩토리’에서 현지 후이족 주민들이 장미 가시와 잎사귀를 다듬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반면, 간쑤성의 린샤후이족자치주는 중국 ‘꽃의 도시’로도 변모 중이다. 지난 18일 취재진은 린샤 ‘바이이이눙’이라는 국유기업이 운영하는 ‘장미 기가 팩토리’를 찾았다. 현지 시정부가 2021년 지역 화훼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세운 장미 생산기지로, 장미꽃을 특화해 집중 재배하고 있었다. 

55억 위안을 투자해 조성한 20만㎡의 스마트 온실에서는 매일 20만 가지 장미가 생산되고 있다. 온도·일조량·수분·습도·통풍까지 모두 최첨단 기술로 자동으로 조절된다. 이렇게 생산한 장미는 가시와 잎사귀를 다듬어 포장을 거쳐 시장에 판매돼 연간 1억2000만 위안의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장미 가시·잎사귀 다듬기 공정에선 기계 자동화 비중이 30%에 불과하다는 것. 나머지는 모두 노동자들의 손을 거쳐 장미가 다듬어지고 있다. 이곳 기업 관리자는 “자동화 생산이 효율성이 더 높고 표준화 생산할 수 있음에도, 우리는 30%로만 자동화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모두 인력에 의해 장미 가시·잎사귀를 다듬는다”고 말했다. 이는 현지 고용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기업에 고용된 인력만 500명이다. 대부분이 장미 잎사귀 다듬기와 포장 공정에 종사하고 있다. 대부분이 현지에 거주하는 후이족 여성들이다. 평균 임금도 4500위안으로 안정적이다. 이곳 관리자는 “현지 주민들은 더 이상 농민이 아닌 산업 공인(工人)”이라며 “이곳을 장미 농가가 아닌, ‘장미 메가 팩토리(공장)”이라고 부르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현지 정부도 연구개발 등에서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현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도 그는 덧붙였다.

2021년 이미 ‘탈빈곤’을 선언한 중국은 오늘날 농촌 진흥을 강조하며 농업 현대화 ,농촌진흥을 통해 농민 민생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간쑤성 현지의 200~300명 남짓의 소마을에서도 시진핑 주석의 향촌진흥 사업은 착실히 이행되는 모습이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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