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사랑 넘치던 시아버지를
병간호하며 임종을 지킨 여배우
과거 여배우들은 결혼과 함께 활동 중단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하며 자연스럽게 연예계 은퇴를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최근 잠시 안방극장을 떠났던 한 여배우는 또 다른 이유로 활동을 멈췄다.
시아버지를 향한 고운 마음 하나로 연기 생활을 중단했던 배우는 바로 한고은이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LA 아리랑 통해 한국 연예계에 발을 내디뎠다.
1998년 영화 ‘태양은 없다’로 배우 데뷔를 한 그는 이후 드라마 ‘미우나 고우나’, ‘꽃보다 아름다워’, ‘경성스캔들’, ‘키스 먼저 할까요’ 등 방송국을 불문하고 활약하다가 2015년 일반인 남성과 결혼했다.
연애 100일 만에 새로운 가족을 꾸리다
지인 소개로 만난 그의 남편은 4살 연하의 홈쇼핑 MD로, 두 사람은 연애 100일 남짓 만에 결혼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빠른 결혼의 결정적 계기로 남편이 35살의 나이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파트를 소유해서가 아니라 그 나이에 하고 싶은 것과 사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돈을 모아 집을 마련한 남편의 태도가 매력적이었다고.
결혼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난 그는 아버지의 빈자리도 시아버지의 사랑으로 채울 수 있었다. 미국 이민과 동시에 가정을 등한시한 아버지로 인해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졌던 그는 20년 이상 아버지와 연락하지 않고 살았다.
“그동안 명절은 더 외로운 날이었다”라고 말한 그는 결혼 후 시댁에 방문하는 명절이 가족들이 있고 갈 곳이 있어서 즐겁다고 말했다. 그의 시아버지 또한 처음에는 연예인인 며느리에게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이야기하며 진심을 느꼈다고.
한고은이 시집을 온 덕분에 많은 기쁨이 생겼다는 시아버지는 한고은에게 “늘 고맙고 항상 흐뭇하다”며 “이제는 식구들에게 의지하면서 마음을 놓아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그를 보듬기도 했다.
병간호를 위해 연기도 STOP
“첫 며느리고 유일한 며느리다 보니 시아버지가 정말 잘해주셨고 예쁨을 많이 받았다”고 한 그는 시아버지의 사랑에 병간호로 보답했다.
지난 2020년, 10년 동안 간암을 앓았던 시아버지는 건강이 더 악화하여 혼자서는 사지를 가눌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시어머니는 간병인의 도움을 원치 않았던 시아버지를 홀로 간호했고, 이에 한고은은 배우 활동까지 중단하며 간호에 뛰어들었다.
그는 남편에게도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시아버지를 돌볼 것을 권유했고, 6개월 동안 늦은 밤에도 시아버지를 찾아가 손 마사지를 하고 시아버지의 거동과 대소변 처리를 도왔다. 의식이 없던 시아버지는 신기하게도 한고은이 올 때는 좋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결국 마지막까지 며느리와 가족들의 사랑에 둘러싸여 투병하던 그의 시아버지는 2020년 영면했다. 한고은의 남편은 “아내가 없었으면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지내다 가지 못했을 것 같다. 아내가 앞으로 고생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일도 그만두고 이렇게 하기 어려울 텐데 대단하다”, “내 부모님 아플 때 저렇게 함께해 주면 평생 잊을 수 없겠다”, “마지막 지킨 건 잘한 일”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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