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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부진에 LCD TV 패널값 꺾여… 노트북·모니터 패널은 경쟁 심화로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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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한 TV 판매점에 TV가 진열돼 있는 모습./최지희 기자
일본 도쿄의 한 TV 판매점에 TV가 진열돼 있는 모습./최지희 기자

올해 들어 꾸준히 오르던 LCD(액정표시장치) TV 패널 가격이 수요 부진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세계 TV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LCD TV 패널 가격은 디스플레이 업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패널 제조업체들은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하반기 대규모 감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7월 LCD TV 패널 가격은 모든 크기에서 전달보다 1~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LCD TV 패널은 지난 5월 올해 최고치를 찍은 뒤 7월 초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가장 대중적인 크기인 55인치 LCD TV 패널의 평균 가격은 올 5월 136달러를 찍고 올 7월 135달러로 내려왔다. 65인치 패널 가격도 올 5월 182달러에서 올 7월 181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8월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55인치 패널은 133달러, 65인치는 179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옴디아는 내다봤다.

패널값 상승세가 꺾인 건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다. 세트(완제품)업체들이 대부분 패널 구매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고, 연말 성수기를 대비해 패널 제조업체에 할인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패널 제조업체들은 브랜드 고객별로 특별 프로모션을 제공하거나 패널 가격을 소폭 인하하는 방식으로 수요 부진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 최대 생산국인 중국 업체를 시작으로 대만과 한국 업체도 줄줄이 LCD 패널 가격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가 낮아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심화했다”고 말했다.

패널 제조업체들은 가격 하락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 조절에 나섰다. 앞서 코로나 특수 이후 TV 수요가 급감하고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LCD TV 패널 가격은 2022년 9월 역대 최저가를 찍었다. 55인치는 81달러, 65인치는 106달러까지 내려가 팔수록 손해를 보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저가 물량 경쟁을 벌이던 중국 패널 제조업체들은 생산을 줄이면서 가격 조정에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 패널업체는 오는 10월 중국 명절인 국경절을 앞두고 감산을 대폭 확대하고 나설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TV 제조업체들은 패널 가격과 물류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올해 목표 물량을 4~5% 낮췄다”며 “가격 유지를 위해 패널 제조업체들은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니터와 노트북용 LCD 패널은 제품 수요가 반등하는 추세이지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수개월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특히 모니터용 LCD 패널의 경우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앞서 패널업체들의 수익성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모니터용 LCD 패널은 원가 이하로 판매되고 있다”며 “노트북도 기업·교육용 수요가 급증했으나, 패널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 경쟁으로 섣불리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LCD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수출 단가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업체 BB리서치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된 LG디스플레이 LCD 패널 수출 단가는 지난 6월 42달러로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이달 20일 기준 40.5달러로 하락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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