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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궁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뒤 현재 인도 대표팀을 이끄는 백웅기(63) 감독이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뒤 인도양궁협회(AAI)로부터 “짐 싸서 귀국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각)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인도 매체들은 백웅기 감독이 파리에서 올림픽 경기장·선수촌 출입 신분증인 ‘AD(Accreditation) 카드’ 발급을 기다리는 중에 이 같은 일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인도올림픽위원회(IOA)는 당시 백 감독에게 “더 이상 양궁 대표팀 감독 역할을 할 필요가 없다. AD카드 발급 요청도 하지 않았다”며 지난 20일 오후 시간으로 예약해놓은 인도 귀국행 비행기 표를 가져가라고 통보했다.
황당한 통보를 받은 백 감독은 인도양궁협회에 따져봤으나 소용없었고, 결국 비행기표를 들고 지난 20일 인도로 돌아가게 됐다. 그는 “중요한 시기에 올림픽 코치 역할에서 제외됐다”며 “굴욕적이고 모욕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선수, 감독 등이 올림픽 경기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AD 카드가 있어야 한다. 각국에 일정 수량 주어지는 AD 카드를 선수, 감독, 의료진, 행정 직원 등에게 분배한다. 인도 양궁대표팀에는 코치 및 지원 스태프들에게 4장의 AD 카드가 발급됐는데, 백 감독을 첫 번째가 아닌 5번째로 올려둔 탓에 감독이 파리에 남지 못하게 됐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설명이다.
논란이 커지자 양궁협회장은 “협회는 선수들의 편안함을 최우선했다. 협회는 이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백 감독은 “다음 달 30일 계약이 만료된 뒤 계약을 연장하자 그래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백 감독은 국내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여자팀 코치, 2012 런던올림픽 여자팀 감독을 맡아 금메달 4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내는 성과를 내며 이름나게 된 감독이다. 이후 인도에서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인도 양궁팀 총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안에 합의했고, 오는 8월 말까지 인도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맡기로 돼 있었다.
백 감독은 “나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인도 대표팀과 2년 동안 훈련해 왔다”며 “이럴 거면 왜 돈을 들여 한국인 감독을 선임한 줄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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