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상반기 주식결제대금이 약 244조원에 달했다. 2021년 ‘동학개미운동’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투자자가 밸류업 기대감에 역대급 매수세를 보인 결과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해 상반기 주식결제대금이 243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5조5000억원보다 31.4%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는 2021년 상반기 기록한 280조3000억원이다. 코로나19 당시 개인투자자 사이에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이 증시를 밀어 올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3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견인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에 따라 그동안 저평가됐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22조9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금감원이 1998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도 지난 6월 20일 2022년 1월 24일 이후 2년 5개월여 만에 2800선을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매달 3조원 이상 매수 우위를 보였다. 1조3307억원을 순매도한 5월을 제외하면 1월 3조4828억원, 2월 7조8583억원, 3월 4조4285억원, 4월 3조3727억원, 6월 4조611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보유 비중도 회복됐다. 외국인 비중은 2021년 1월 11일 32.92%를 기록한 뒤 꾸준히 감소하면서 27%대까지 내려갔지만 지난 6월 말 31.61%까지 높아졌다. 코스피 보유 비중은 지난달 말 35.68%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4월 2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외국인들이 사흘 만에 1조원 가까이 순매도하고 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아직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하반기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은 남아 있다. 오는 9월에는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고 12월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된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코스피 시장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이었다”며 “글로벌 경기가 이제 순환적 회복의 초입인 만큼 외국인 중심의 수급 구조는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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